이마트의 주요 ‘365 상품’
제조사와 공동기획 최대 40% 싼 ‘365상품’ 내놔
신선상품·PL상품도 늘려…업체들 납품가 우려도
신선상품·PL상품도 늘려…업체들 납품가 우려도
국내 대형 마트 1위 업체인 신세계이마트가 올해 마케팅 전략으로 이른바 ‘가격 파괴’의 지속적인 강화를 내세웠다.
신세계 이마트 부문 이경상 대표는 3일 “최근 소비자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가계 부담이 늘고 있다”며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상품 가격 정책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이를 위해 △‘365 상품’ 런칭 △신선식품 프레쉬 대전 △자체 브랜드 상품(PL) 품목 확대 등 ‘가격 파괴 프로젝트’를 연중 추진할 계획이다. 여기에 다달이 가전, 패션, 계절상품 등을 품목들을 할인 판매하는 행사도 병행한다.
365 상품은 이마트가 유명 제조회사와 공동 기획해 같은 종류의 다른 상품보다 최대 40% 싼 가격으로 1년 내내 판매하는 상품이다. 이들 상품은 별도의 공간의 ‘365 존(ZONE)’에 진열된다. 1차로 3일부터 가공·생활·잡화 부문 60여개 상품이 선보였으며, 차츰 품목들이 확대된다. 이마트는 판촉 행사 등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해 가격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신선상품 기획전은 100여명의 바이어들이 상품의 생산에서부터 판매까지 유통 과정에 직접 참여해 유통 비용과 기간을 대폭 줄여 신선식품을 싼 값에 공급하는 행사이다. 이마트 올해 이 행사를 네 차례 정도 열 계획이다.
또 자체 브랜드 상품도 계속 늘려나갈 방침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10월 자체 브랜드 상품 확대를 통한 ‘가격파괴 전략’을 선언한 이후 지금까지 모두 3500여 종의 자체 브랜드 상품을 갖췄다. 올해는 자체 브랜드 상품 부문에서만 1조3천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지난해 9.7%에서 13%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마트의 가격 파괴 강화 전략에 납품업체들 사이에선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한편으로는 중소기업들에 매출 증대의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론 일방적인 납품가 인하나 동결 압박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식품공업협회 관계자는 “회원사들 중에서도 브랜드 파워와 시장 점유율에 따라 유통업체들의 자체 브랜드 상품 확대에 대한 태도가 달라 조심스럽다. 자체 브랜드 상품 납품업체로 선정된 기업들은 초기에는 공장 가동률 상승, 재고 부담 감소, 자금 회전 개선 등의 이점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원가에도 못미치는 납품가 압박을 받거나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식품가공업체 관계자는 “제품의 적정 가격은 품질에 따라 소비자 선택의 결과로 정해지는 것이지, 대형 유통업체가 미리 낮은 가격을 책정하고 제조업체에 강요한다면 부당한 요구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식품공업협회는 유통업체와 납품업체의 ‘윈윈 전략’에 관한 연구를 한국유통학회에 맡겼는데, 2월 말 연구 결과가 나오는대로 공정거래위원회·산업자원부·유통업체 등이 참여하는 정책 세미나를 열어 바람직한 대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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