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재·최종재도 1년새 7.2% 2.9%씩 상승
국제 유가와 곡물 가격이 크게 뛰면서 국내 각종 물가지표들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가공단계별 물가 동향’에 따르면 가공단계별 물가지수 총지수는 123.2로 전년 동월 대비 8.9%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04년 10월(11.3%)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2004년은 이라크전의 영향으로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던 때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물가상승폭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 이라크전이 발발한 2004년 이후로 가장 크다”고 말했다. 가공단계별 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가공단계별로 보면 지난달 원재료 및 중간재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2.0% 상승해 2004년 11월(12.9%)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원재료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무려 31.0%가 폭등했다. 한은은 “중국의 수요 증가와 운임 상승의 영향으로 수입농산품이 큰 폭으로 오른데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원유를 비롯한 수입 광산품도 많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농산식품 수입품 물가는 41.1%, 원유 등 연료광물의 수입품 물가는 40.7% 상승했다.
중간재 물가도 석유·화학제품, 고무·플라스틱제품이 올라 지난해 동월 대비 7.2% 상승했다. 재화부문의 종합적인 인플레이션 측정 지표인 최종재 물가도 석유제품을 중심으로 공산품 가격이 상승하면서 지난해 대비 2.9% 상승했다. 이 역시 지난 2004년9월 4.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내 주요 물가지표들은 유가 상승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한 11월 들어 급등세로 돌아섰다. 11월 수입물가는 전년동월대비 18.8% 오르면서 9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고 11월 소비자물가는 3.5% 상승해 이미 한은의 중기물가 목표(2.5~3.5%)의 최상단에 도달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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