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전자제품 전문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다양한 비데 제품들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테크노마트 제공.
비데, 생활 속으로 판매량도 매년 쑥쑥
항균노즐·어린이용…나날이 기능도 늘어
항균노즐·어린이용…나날이 기능도 늘어
최근 들어 비데가 더 이상 선택 가전이 아닌 필수가전제품으로 자리잡고있다. 업계 집계로 올해 들어 판매량이 지난해에 견줘 20~30%, 최고 갑절까지 늘었다고 한다.
비데(bidet)는 프랑스어로 ‘조랑말’이란 뜻이다. 비데에 걸터앉은 모습이 마치 조랑말을 탄 자세와 비슷하다는 데서 유래했다. 비데는 처음 고안됐던 17세기만 해도 프랑스 귀족들의 침실에서 쓰이는 뒷물 그릇에 불과했으나 19세기 들어 상하수도 시설이 발달하면서 침실에서 화장실로 옮겨졌다.
비데는 크게 기계식과 전자식으로 나뉜다. 기계식은 상수도의 자연수압을 이용해 세정수를 내뿜는다.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 온수와 냉수를 수동으로 연결하므로 기본적인 세정기능 외에 자체적인 수온·수압 조절 등 부가 기능이 거의 없다. 그 대신 잔 고장이 적고 가격도 저렴해 중앙난방식 아파트에 적합하다. 전원을 이용하는 전자식 비데는 1980년대에 일본에서 처음 나왔으며, 주로 일본과 한국에서 많이 보급되고 있다. 전자식 비데는 온수·온풍·난방변좌·탈취·정수 필터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대신 가격은 다소 비싼 편이다. 복잡한 전자회로와 열선, 모터펌프 등 여러 전기장치들이 내장되기 때문이다.
전자식은 물을 덥히는 방법에 따라 순간온수와 연속온수, 저탕식으로 구분된다. 순간온수 방식은 물이 열선을 통과하면서 가열되므로 바로 온수를 사용할 수 있지만 물의 온도가 일정하지 않을 수 있다. 연속온수 방식은 미리 물을 가열해 일정한 수온을 유지하지만 물통이 따로 있어 물때나 침전물이 생길 수 있고 전기료도 상대적으로 많이 든다. 저탕식은 가장 일반적인 제품으로, 한번 사용 뒤 2~3분 만에 온수가 나온다.
기술 발달에 따른 비데의 진화는 눈부시다. 덮개와 변좌를 연결하는 조립식 비데와 달리, 덮개-변좌 일체형 비데(봉봉 BB-3000)는 내구성이 뛰어나다. 사용시에만 나오는 비노출 슬라이드 방식과 노즐 자동 세척기능을 채택해 위생적이다.
변기 크기에 상관 없이 모두 설치할 수 있는 제품(트윈비데 T-W200)도 나왔다. 여성 전용 세정 노즐은 분출수가 회오리 치듯 퍼지며 부드럽고 깔끔한 세정과 마사지를 가능하게 한다. 노비타 BD-CT510은 은나노 코팅 노즐을 사용해 높은 살균력을 자랑한다. 동작의 전 과정이 버튼 하나로 가능해 어린이 혼자서도 비데 사용이 가능하다.
파세코 자임비데 PB-X1000도 은나노 항균 노즐과 항균 시트, 슬라이딩 노즐과 노즐 자동세척 기능, 착좌 센서 등을 갖췄으며, 간편너트 체결 방식으로 탈부착과 청소가 간편하다. 동양매직 BID-850L은 10단계의 노즐위치 조절이 가능하며, 자동절전 기능까지 갖췄다.
웅진코웨이의 키즈 플러스는 탈부착이 가능한 어린이 전용 변좌를 함께 장착했으며, 변좌 양쪽에 손잡이가 달려 있어 배변 때 안전과 편안함을 더해준다. 수압과 건조 세기를 기억하는 메모리 기능도 유용하다. 또 삼성 SBD-827는 별도의 쾌변 기능으로 물줄기가 변의를 자극해 편안하게 배변을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의료계에서는 비데가 국부 청결을 유지해 세균감염 예방과 변비·치질 개선 효과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비데의 여성 세정기능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다. 이에 대해 심상덕 대한산부인과 의사회 학술이사는 “여성 세정의 경우 외음부만 씻어주므로 질내 산도의 균형이 깨질 우려는 없다”고 말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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