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골목길’ 골라가는 재미가 솔솔
의약학사전부터 웹 시장조사 자료까지
숨어있는 알찬 생활정보 서비스로 가득
숨어있는 알찬 생활정보 서비스로 가득
자취한 지 10년이 넘는 김재구(34·경기 화성)씨의 냉장고 안에는 한동안 먹다 남은 반찬이 반, 먹다 남은 약이 또 절반이었다. 두통, 설사약 등 10가지 가량의 정제 및 조제약이 뒤엉켜있지만, 복용법은 커녕 효능도 알 수 없었다. 감기에 걸려도 어느 약을 먹어야하는지 몰랐다. 최근 우연찮게 포털의 ‘의약학사전’ 기능을 친구로부터 소개받아 해묵은 약들을 다시 정리했더니 감기약 계통만 3가지 묶여나왔다. 놓인 길로만 다녀 버릇한다. 그러나 ‘종합서비스세트’를 자처하는 인터넷 포털에는 채 알려지지 않거나 소수층에서만 소곤소곤 쓰이는 알찬 정보서비스가 적지 않다.
생활 밀착형 서비스=야후코리아에서는 행복·우울증 지수 등을 자가진단할 수 있다. 징후를 자각하기 어려운 우울증 경우, 20개 이상의 질문을 던져 개략적 진단을 이끌어낸다. 정보와 재미가 뒤섞였지만, 전문 상담 이전의 예비 진단 구실로는 부족함이 없다. 이밖에 피부 노화도, 비만 습관, 복무 비만도 등 티브이 건강 프로그램에서 유명 연예인끼리만 즐기던 다양한 테스트도 가능하다. 각각의 테스트 창에 관련 뉴스나 지식, 웹페이지가 일괄 검색되는 것은 물론이다. 운송장 번호로 운송 현황을 조회할 수 있는 택배운송조회 서비스, 검색창에서 바로 연산 기능을 수행하는 계산기 서비스도 여러 포털이 숨겨놓은 기능이다.
전문 지식 강화=네이버는 유일하게 백과사전 수준의 의약학사전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내 유통되는 다양한 약품의 효과, 복용법 등 세부정보를 담고 있다. 특히 조제 약품도 약품 모양, 크기, 색깔 등을 입력, 검색해 편리하게 용도를 파악할 수 있다. 어린이를 둔 부부들에겐 소아과용 응급처치 정보가 유용하다. “생선가시가 목 속에 걸렸을 때” “손톱 밑에 피가 괼 때” “쥐, 지네, 거미에 물렸을 때”는 어떻게 해야할까? 여기 의약학사전을 보면 된다.
다음은 올 1월부터 검색 경향을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검색 트렌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령 ‘한겨레’를 입력하면, 성·연령·지역별로 어떻게 관심을 보였는지 검색 추이를 잣대삼아 최근 반년간의 경향성을 보여준다. ‘배트맨 vs 스파이더맨’처럼 관심 사안끼리 비교 분석하는 일도 가능하다. 웹인사이드를 통해선 국내 유일하게 웹 트래픽, 방문자, 페이지, 유입경로 등을 심층분석해주고 있다. 모두 전자 비즈니스나 블로깅 등 온라인 활동을 위한 ‘시장 조사 자료’가 되는 셈이다.
젊은층 위한 감성서비스=싸이월드는 ‘싸이질’하는 20대를 위한 맞춤 서비스가 두드러진다. 연인이나 최대 12명의 친구들끼리 글, 사진 등을 공유하는 ‘커플 다이어리’ 는 각자의 미니홈페이지에서 공동카페 구실을 한다. 굳이 안부를 묻기 위해 상대 미니홈피를 방문할 필요가 없게 된다. 특별관리층인 ‘일촌’으로 등록한 이들에게는 자신의 근황 등을 자동 공지하는 ‘전광판 서비스’도 마니아들이 즐겨찾는 서비스다.
최대 24명까지 동시 참여해 간단히 승부를 가를 수 있는 사다리게임(야후, 네이버 등)이나 자신이 직접 마우스로 만화를 그릴 수 있도록 한 툰 서비스(네이버)도 젊은 누리꾼들을 위한 포털만의 맞춤형 서비스다.
포털의 장점은 철저히 군중을 상대로 하면서 지극히 소소한 개인 취향까지 만족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종합서비스세트’를 찬찬히 탐험하는 일만으로도 발견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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