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5년 만에 맥주 수입국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일본 정부의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수출 규제 조처 이후 벌어진 ‘일본 맥주 불매 운동’의 여파를 완전히 씻은 모양새다. 반면, 1위였던 중국은 ‘칭다오 방뇨 논란’ 등의 영향으로 3위로 떨어졌다.
17일 관세청 무역통계를 보면, 지난해 일본 맥주 수입액은 전년 대비 283.3%가 급증한 5551만6천달러로 1위를 차지했다. 일본 맥주 수입액이 1위에 오른 것은 지난 2018년 이후 5년 만이다.
일본 맥주 수입액은 2019년 7월 일본 정부의 소부장 수출 규제 조처 이후 급속히 감소했다. 당시 한국에서는 맥주 등 일본 상품을 불매하는 ‘노 재팬’ 운동이 벌어졌다. 이런 영향으로 2018년 7830만달러(1위)였던 일본 맥주 수입액은 2019년 3975만6천달러(2위), 2020년엔 566만8천달러(9위)까지 내려앉았다. 하지만 2021년 687만5천달러(9위)로 조금 늘었고, 2022년엔 1448만4천달러(6위)로 회복했다.
불매 운동으로 직격탄을 맞아 대형마트·편의점 주류 매대에서 사라졌던 아사히·삿포로 등의 일본 맥주도 다시 자리를 되찾았다.
반면, 일본 맥주가 주춤한 사이 맥주 수입액 1위를 기록했던 중국 맥주는 3위로 하락했다. 지난해 중국 맥주 수입액은 3016만3천달러로 전년보다 17.2% 줄었다. 지난해 10월 중국 칭다오 맥주 공장에서 한 남성이 소변을 보는 영상이 공개되며 ‘소변 맥주’ 논란이 일어난 탓으로 보인다. 월별로 보면 사건이 발생한 이후 12월 중국 맥주 수입액은 58만5천달러까지 줄었고 순위도 7위로 곤두박질쳤다.
한편, 지난해 맥주 수입액을 국가별로 보면, 일본(5551만6천달러)에 이어 네덜란드(3356만4천달러), 중국(3016만3천달러), 미국(1693만9천달러), 폴란드(1372만달러), 독일(1363만4천달러), 아일랜드(1230만달러) 등의 순이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