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6%를 기록하면서 정부의 물가상승률 예상치인 3.3%를 웃돌았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23년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올해 소비자물가지수는 111.59(2020년=100)로 지난해와 견줘 3.6% 올랐다. 이는 지난해 상승률(5.1%)과 비교해 낮아졌지만 올해 기획재정부가 예상한 물가상승률 3.3%보다 높은 수준이다.
연간 물가상승률은 2019년과 2020년 0%대를 기록했으나 2021년 2.5%로 상승했고, 지난해는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수요 확대 등으로 5.1%를 기록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월별로 보면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 오름세가 완화하는 추세다. 12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과 견주어 3.2% 올라 지난 10월(3.8%) 이후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월 물가상승률은 5.0%였다.
올해 물가상승률을 전년 대비 끌어내린 건 국제유가의 하락이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올해 물가상승률이 지난해보다 하락한 건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한 석유류의 영향이 컸다. 석유류는 2022년 22.2% 올랐는데 올해는 11.1% 내렸다”고 말했다.
농축산물과 공업제품 모두 각각 3.1%, 2.6% 올라 전년 대비 상승률이 둔화했다. 서비스 분야 상승률도 지난해 3.7%에서 올해 3.3%로 내렸다. 반면, 전기·가스·수도는 올해 20.0% 급등해 관련 분류를 신설한 2010년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품목별로는 사과(24.2%), 귤(19.1%), 보험서비스료(12.9%), 오징어(12.5%)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물가의 장기 추세를 보여주는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3.4% 올라 지난해(3.6%)를 제외하면 2008년 이래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구매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품목을 골라 작성해 ‘체감 물가’로 불리는 생활물가지수는 3.9% 올라 전년 대비 2.1%포인트 내렸으나, 채소·과일 등을 조사한 신선식품지수는 6.8% 상승해 1년 전과 비교해 1.4%포인트 올랐다.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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