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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쇼핑·소비자

중국서 ‘5일 배송’ 알리, 아예 한국에 물류센터 차려?

등록 2023-11-28 17:41수정 2023-11-29 07:10

업계 내년 물류센터 전망…가격 경쟁력 이어 배송속도↑
“쿠팡 위주 유통 시장 균열” “저가·짝퉁 이미지 걸림돌”
레이 장 알리 익스프레스 대표가 지난 3월 강남 코엑스 ‘알리익스프레서 팝업스토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레이 장 알리 익스프레스 대표가 지난 3월 강남 코엑스 ‘알리익스프레서 팝업스토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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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알리바바그룹 산하 온라인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가 국내에 물류센터를 지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커머스(온라인유통)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알리는 다음 달 기자간담회를 열어 ‘가품 근절 대책’을 발표하는 등 ‘짝퉁 천국’이라는 이미지 개선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28일 국내 이커머스와 물류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알리는 내년에 국내 물류 기지를 확보한 뒤 국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알리는 올해 3월 마케팅과 물류 등에 1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싼값으로 국외 상품을 살 수 있는 ‘직구’(직접구입)가 점차 인기를 끌고 있지만, 그동안 바다를 건너오는데 걸리는 1∼2주간의 배송기간은 직구 선택의 걸림돌 중의 하나였다. 알리가 국내에 물류센터를 확보하면 배송 기간을 단축할 수 있어,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과 본격적인 경쟁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알리는 지난해 11월에는 한국 전용 고객센터를 열어 그동안 1∼2주 걸리던 상품 배송 기간을 올해 들어 3∼5일까지 단축했다. 무료배송·무료반품 서비스도 확대했다. 쿠팡 로켓배송으로 대표되는 당일 배송에 익숙한 한국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노력이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업계 관계자는 “무산되긴 했지만, 알리가 11번가 인수에 눈독을 들였던 것에서 보듯 국내 시장에 대한 관심이 많다”며 “가격 경쟁력에서 월등한 알리가 쿠팡 등 국내 업체에 견줘 부족한 점이 ‘배송 속도’인 탓에 국내 점유율을 높이려면 물류센터는 당연한 수순이다. 경기침체 탓에 수도권에 빈 물류센터가 많아 알리가 결단만 한다면, 2~3개월 안에라도 물류센터 운영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배송까지 직접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건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기 때문에 알리가 국내 택배사와 손을 잡을 것으로 예상한다.

알리의 강점은 ‘초저가’가 꼽힌다.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 역시 중국에서 생산한 저가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알리는 현지에서 직접 매입해 유통 마진을 줄이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에서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국내 대형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알리가 본격적인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설 경우, 국내 업체보다 훨씬 싼 값에 가져올 것이다”며 “‘최저가’를 내세운 쿠팡보다 싸게 판매한다면 쿠팡의 독주 체제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고 짚었다.

알리익스프레스 모바일 앱의 국내 사용자 수는 이미 늘고 있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의 지난 9월 통계를 보면, 알리의 사용자 수는 쿠팡(2862만명), 11번가(846만명), 지마켓(636만명)에 이은 4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10월 들어선 지마켓을 제치고 ‘빅3’에 올랐다는 집계도 있다. 알리의 물동량도 올해 1분기 346만 상자에서 3분기 904만 상자로 2.6배나 늘었다. 알리의 국내 배송은 씨제이(CJ)대한통운이 맡고 있다.

다만 알리는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가품 논란’을 넘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중국산 저가 공산품이나 샤오미 등 ‘가성비’가 높은 전자제품 등 한정된 품목 외에는 아직 국내 소비자들이 구매 버튼을 누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주요국 중 아마존이 직접 진출을 못 한 거의 유일한 국가다. 수준 높은 고객 서비스(CS)에 익숙한 한국 소비자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선 가격 경쟁력만큼 중요한 것이 신뢰도다”라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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