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서 남성 화장품 매출 증가폭이 두드러지고 있다. 세븐일레븐 제공
쌀쌀한 가을 날씨 속 보습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특히 편의점에서 화장품을 사는 ‘큰 손’은 여성이 아닌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외모를 가꾸는데 돈을 아끼지 않는 그루밍족 남성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이달 1~26일까지 립케어(입술 보습) 상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55% 증가했다고 27일 밝혔다.
보습 제품 전체 매출은 80% 늘었다. 특히 남성 소비자의 립케어 매출 증가율이 70%로, 여성(45%)보다 높았다. 핸드크림이나 모이스춰라이저 같은 보습 상품도, 남성 매출 신장률이 100%로 여성(60%)보다 증가 폭이 컸다.
편의점 화장품 카테고리에서 남성 소비자 영향력은 꾸준히 커지는 추세다. 세븐일레븐이 지난 3년 동안 매출 구성비를 살펴본 결과, 립케어 제품의 여성과 남성 매출 구성비가 2021년 가을시즌 7대3에서 올해는 5대5로 바뀌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패션과 미용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남성 그루밍족이 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편의점 업계 역시 이들을 겨냥한 상품 구색을 확대하는 추세”라며 “최근에는 무색무취 상품과 은은한 발색을 내는 상품 등 남성 소비자를 겨냥한 상품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외모를 가꾸는 남성은 사회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에스엔에스에는 ‘남자 화장품’ ‘꾸미는 남자’ 등의 키워드가 급증하고 있으며, 지난 여름에는 34도를 웃도는 뜨거운 날씨에 양산을 쓰는 남성이 늘어난 것이 사회현상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성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셈이다.
세븐일레븐은 남성 뷰티 관련 커뮤니티에서 인지도가 높은 립케어 브랜드 ‘블리스텍스’를 출시했다. 자연스러운 발색을 내는 컬러 립밤도 재출시했다. 다음 달엔 로션, 핸드크림, 보디크림 등도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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