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직장인 조이영(34)씨는 자칭 ‘간헐적 채식주의자’다. 집에선 채식 위주 식단을 챙기지만, 업무상 접대나 회식 등이 많은 직장생활에선 채식만 고집하기 어려운 탓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좀 변했다는 게 조씨의 설명이다. 조씨는 “나 같은 간헐적 채식주의자도 늘면서 직장에서도 채식주의자들을 배려한 회식 메뉴를 선정하는 등 배려도 눈에 띄게 늘었다”며 “채식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높아지고, 대체육 등 비건이 선택할 수 있는 메뉴도 증가한 영향”이라고 말했다.
2030세대 10명 중 7명 정도는 대안육(대체육)에 긍정적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안육은 동물 유래 단백질을 대신할 수 있는 식물성 단백질 공급원을 말한다.
신세계푸드는 지난달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에 의뢰해 전국 20·30대 1천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67.8%는 대안육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고 27일 밝혔다.
대안육을 먹어보거나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도 전체의 49.1%로, 지난해 12월 진행한 조사에 견줘 6.5%포인트 늘었다. 응답자들은 대체육을 소비해야 하는 주된 이유(복수응답)로 ‘환경을 생각해서’(71%)를 꼽았고, ‘동물복지를 위해’(57.7%)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또 대안육 소비를 ‘가치소비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답한 응답자도 51.9%로 절반을 넘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대안육 소비를 통해 육류 생산을 위해 도축되는 가축 수를 줄이고, 사육과정에서 필요한 사료·작물 재배로 인한 산림 파괴도 막을 수 있다는 인식이 2030세대 사이에 확산하고 있다”며 “이렇게 건강, 동물복지, 지구환경을 중시하는 가치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안육 시장은 지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