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유업이 다음달 1일부터 치즈와 대용량 음료 등 19종 제품의 출고가를 인상한다. 가공치즈는 10.0∼15.6% 인상되고, 자연치즈는 약 18% 오른다. 사진은 23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치즈 제품들. 연합뉴스
추경호 경제부총리까지 나선 ‘물가 안정 협조 요청’도 먹히지 않는 걸까. 우유 원유값 결정을 앞두고 아이스크림·치즈 등 식품 업계의 가격 인상 릴레이가 계속되고 있다. 어려운 가계 살림에 서민들의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는 다음 달부터 편의점 판매 아이스크림 가격을 20~25% 인상한다. 스크류바·죠스바·옥동자바·수박바·와일드바디·돼지바·아맛나 등의 가격은 1200원에서 1500원으로 25%, 빠삐코는 1500원에서 1800원으로 20% 오른다.
롯데웰푸드는 올해 초 해당 제품들에 대한 가격 인상을 발표하면서 대형마트 등 일부 채널에만 적용하고 편의점은 보류한 바 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올 4월부터 가격을 올리려고 했지만, 정부의 인상 자제 요청 등이 있어 계획을 보류했었던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누적된 부담을 감내했지만,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기존 인상안을 적용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매일유업 역시 치즈와 대용량 음료 일부 제품의 가격 인상을 단행한다. 다음달 1일부터 치즈 가운데 가공치즈 제품은 10.0~15.6%, 자연치즈는 18% 정도 가격을 올린다. 아몬드브리즈 오리지널, 어메이징 오트 바리스타 등 식물성 음료 중 950㎖ 대용량 제품 가격은 15% 인상된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가격 인상을 최대한 자제하기 위해 버티다 결국 누적된 인상 요인을 감내하지 못해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아이스크림·치즈 가격 인상은 낙농가와 유업체들이 올해 우유 원유가 협상을 벌이는 중에 발표돼 서민들의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에선 추가 가격 인상 요인 발생 전에 ‘누적 요인’을 털어내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올해 원유 가격은 생산비 상승으로 ℓ당 69~104원 범위 안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한편, 동원에프앤비(F&B)도 다음 달 1일부터 스위트콘의 편의점 가격을 2400원에서 3000원으로 25%, 황도 캔 제품은 3500원에서 4000원으로 14.3%, 꽁치는 5000원에서 5500원으로 10% 인상할 방침이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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