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출시 당시 짜파게티 포장. 농심 제공
“포장 불량인가? 웬 북한 라면인줄?”
며칠 전 동네 마트에서 짜파게티 5개 들입 상품을 구매한 40대 주부 강아무개씨는 패키지 포장을 뜯다가 깜짝 놀랐다. 요즘 출시되는 짜파게티 봉지와는 사뭇 다른 ‘촌스러운’ 느낌의 짜파게티 한 개가 들어있어서다. 강씨는 “처음엔 포장 불량을 의심했는데, 인터넷에 찾아보니 짜파게티 히스토리팩 랜덤 상품이었다”며 “역대 사용했던 봉지로 포장된 6종이 랜덤으로 들어있다는데 모두 모으고 싶더라”고 말했다.
최근 에스엔에스를 타고 농심의 ‘짜파게티 히스토리팩’이 인기다. 농심 관계자는 “짜파게티 디자인 변천사를 알려주는 6종의 랜덤 상품을 끼워서 히스토리팩 상품을 만들어 한정 판매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농심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0일까지 한 달 동안 이 상품을 구매하고 인증샷을 찍은 뒤 인스타에 올리면 100명을 뽑아 짜파게티 제품과 레시피북이 들어있는 선물 박스를 경품으로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지난 1984년 출시된 짜파게티는 지금까지 총 6번 포장 디자인이 바뀌었다. 1984년 초기 버전, 1991년 버전, 1992년 버전, 1997년 버전, 2008년 버전에 이어 현재 판매되는 상품까지 모두 6종이 나왔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유사하지만, 1984년과 현재 상품을 비교하면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30대 주부 정아무개씨는 <한겨레>에 “번들 상품을 여러 개 구매했는데도 6종을 모두 모으기가 어렵더라. 단순히 이벤트 응모 때문이 아니라 ‘수집벽’이 있는 나로서는 6종 구색을 갖추려는 욕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일요일엔 내가 짜파게티 요리사”라는 광고 유행어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짜파게티는 출시된 뒤 39년 동안 짜장라면 시장의 80%를 지킨 농심의 ‘스테디셀러’다. 연간 3억개 안팎 팔린다. 특히 지난 2020년 영화 <기생충>이 칸영화제에 이어 미국 아카데미상까지 정복하며 영화 속에 등장한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2020년에 3억4천만개가 판매되기도 했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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