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국영항공사 콴타스항공이 2025년까지 ‘프로젝트 선라이즈’를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프로젝트 선라이즈는 호주 시드니와 영국 런던·미국 뉴욕을 잇는 초장거리 직항 노선이다. 구글 지도 갈무리
지구 반 바퀴를 멈추지 않고 비행하는 노선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호주 국영항공사 콴타스항공은 23일(현지시각) 자사 누리집에 ‘프로젝트 선라이즈’ 진행 상황을 공개했다. 프로젝트 선라이즈는 비행하는 동안 일출을 두 번 볼 수 있을 만큼 긴 시간의 직항 노선을 개발하는 작업이다. 상용화되면 호주 시드니에서 미국 뉴욕(약 1만5979㎞) 또는 영국 런던(약 1만6993㎞)까지 경유 없이 한 번에 도착할 수 있다. 예상 소요 시간은 약 20시간이다.
현재 가장 긴 거리의 직항은 싱가포르항공의 싱가포르 창이와 미국 뉴욕을 잇는 노선이다. 비행 거리는 약 1만5330㎞이며 창이에서 뉴욕까지는 18시간, 뉴욕에서 창이까지는 18시간40분이 걸린다.
콴타스항공은 입찰을 통해 ‘에어버스 에이(A)360’을 ‘프로젝트 선라이즈’ 항공기로 선정했다. 항공기에는 최대 238명의 승객이 탑승할 수 있다. 콴타스항공 제공
앞서 콴타스항공은 2019년 ‘보잉 787-9 드림라이너’를 사용해 시드니에서 런던으로 향하는 시범 비행을 세 차례 진행했다. 이때 조종사들은 수면 주기를 조절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 수치를 확인하기 위해 비행 전후 몇 주 동안 뇌파 측정을 하기도 했다. 호주 민간항공 안전국은 조종사·승무원·승객이 22시간 이상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다는 증거를 확인해야만 항로를 승인한다.
시범 비행 이후 콴타스항공은 입찰을 통해 ‘에어버스 에이(A)350’을 프로젝트 선라이즈 항공기로 선정했지만,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회사 운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노선 개발을 무기한 중단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늘길이 열리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다시금 최장거리 노선 개발 작업에 돌입했다. 콴타스항공은 2025년 말 12대의 항공기를 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콴타스항공이 공개한 ‘프로젝트 선라이즈’ 항공기의 일등석 모습. 고정 침대와 의자·32인치 텔레비전 등이 마련됐다. 콴타스항공 제공
콴타스항공은 프로젝트 선라이즈 항공기 내부 모습도 공개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총 6석이 마련된 일등석에는 고정 침대와 별도의 의자·개인 옷장·접이식 식탁·32인치 텔레비전 등을 채웠다. 총 52석의 비즈니스석에는 침대로 사용할 수 있는 좌석과 수납공간 그리고 18인치 텔레비전 등을 갖췄다. 아울러 항공기 안에는 승객이 긴 비행에 몸이 굳지 않도록 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황인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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