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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하락하는데 ‘스페인 계란’ 수입 웬 말?” 산란계협회 반발

등록 2023-01-02 15:30수정 2023-01-02 17:47

협회 “장기 보관 계란 안 팔려 30~35원 싸게 판매”
농가 “사룟값 상승에 신음…올해 계란 공급과잉 전망”
“국내보다 3배 비싼 500원에 스페인산 수입 웬 말”
대형마트의 계란 매대. 연합뉴스
대형마트의 계란 매대. 연합뉴스

“정부가 가격 하락세인 계란을 외국에서 비싸게 사서 생산 원가보다 낮게 팔아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

농식품축산부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등으로 국내 계란값이 들썩인다는 이유로 스페인에서 계란을 시범 수입해 시장 공급 물량을 늘리는 등의 정책을 펴기로 한 데 대해 대한산란계협회가 반발하고 나섰다. 협회는 “정부가 가격 안정 명목으로 시중 계란을 비축했다가 팔리지 않자 시중가보다 싸게 판매하고 있고, 여기에 더해 시중 판매가보다 3배 이상 높은 가격에 스페인산 계란을 수입하기까지 하는 등 상식적이지 않은 정책을 펴고 있다”고 주장했다.

2일 대한산란계협회는 보도자료를 내어 “농축산부가 계란값 안정 명목으로 하락세에 있던 계란을 시중에서 약 1천만개를 구입·비축한 후 계란 가격이 계속 하락하는데다 1주일 이상 장기 보관되도록 계란이 팔리지 않자 12월 말부터 시가보다 개당 30~35원 낮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계란 생산 원가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양계용 사료 가격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2021년 1월 대비 57%나 상승했지만, 그 기간 중 계란 가격은 3.6% 상승에 그쳤음에도 정부가 무리한 대응에 나섰다는 비판이다.

협회 쪽은 “생산 원가는 개당 162원(통계청 기준 136~148원)인데 생산지에서 유통상인에게 판매하는 가격은 148원(축산물품질평가원 기준)에 불과해, 30개 한 판 가격이 커피 한 잔 값에도 못미치는 4400원에 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공식 통계를 기준으로 해도 생산자는 개당 최고 12원의 이윤밖에 남지 않는데, 정부가 계란 비축분을 30~35원 하향 판매하면서 시중 가격도 따라 하락해 생산자가 손실을 입게 됐다는 것이다.

협회 쪽은 이어 농식품부가 물가 안정을 이유로 스페인산 계란 121만개를 수입한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계란 1개당 우리나라 생산지에서 판매되는 가격인 개당 148원보다 약 3배 이상 높은 500여원(항공운임·선별포장비 등 포함)을 들여 사오는데, 시중 계란 가격이 하락세에 접어든 시점에서 적절치 않다는 주장이다. 협회 쪽은 “문재인 정부 때도 계란 가격 안정 명목으로 계란을 수입했다 판매가 되지 않아 폐기 비용을 포함해 1500여억원의 국민 혈세를 낭비했지만, 책임지는 공무원은 없었다”고 비판했다.

더욱 큰 문제는 올해는 지난해에 견줘 계란 생산량이 늘어난다는 점이라고 협회는 짚었다. 협회 쪽은 “현재 산란계 사육 마리 수는 전년보다 4.0%(291만 마리) 증가함에 따라 계란 생산량도 12월1일 기준 전년 대비 2.3% 증가했고, 1월엔 전년 대비 4.4% 증가할 것이라는 게 농촌경제연구원의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올 들어 계란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 분명함에도 정부가 계란 가격 안정이라는 명목으로 생산 농가의 손해를 유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계란 소비자 가격은 지난 12월1일 특란 한 판(30개)에 6743원이었으나 1월1일에는 6675원으로 약 68원 가량 하락한 상태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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