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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쇼핑·소비자

우윳값 3천원 코앞… ‘밀크플레이션’에 빵도, 커피도 ‘덜덜’

등록 2022-11-07 14:34수정 2022-11-08 02:50

우윳값 빠르면 1~2주 내 ↑…원윳값 ℓ당 52원 올라
흰우유 → 발효유·가공유 → 빵·커피 순으로 영향
자영업자 “멸균유 고민” “차 종류 판매 늘려” 울상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우유제품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우유제품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원유 가격 인상 폭이 리터(ℓ)당 52원으로 결정되면서 우유·가공유·발효유 등 유제품은 물론 아이스크림·빵 가격도 연쇄적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인상 폭을 최소화해 달라”고 업계에 당부하고 나선 가운데 원유 수입 부자재 가격과 환율 상승 등이 이어지며 유업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빵·디저트·커피 등을 취급하는 자영업자들 역시 “우윳값이 오르면, 그에 따른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며 벌써부터 울상이다.

7일 유업계 말을 종합하면, 서울우유·매일유업·남양유업 등은 원유 가격 협상이 마무리됨에 따라 우유 가격 인상 시점을 저울질 중이다. 업계에선 빠르면 1~2주 안에 우유 가격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인상 폭이다. 앞서 낙농진흥회는 지난 3일 원유 기본가격을 ℓ당 999원으로 올려 연말까지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ℓ당 49원 인상한 것인데, 올해는 원유 가격 인상이 뒤늦게 결정된 점을 고려해 추가로 3원씩 더 지급하기로 했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원윳값은 ℓ당 52원 인상되는 셈이다. 이는 2013년 원유가격 연동제가 도입된 뒤 두 번째로 큰 폭이다.

업계에서는 흰우유 1ℓ당 가격이 3천원 바로 아래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원윳값이 ℓ당 21원 올랐을 때, 서울우유의 마트 기준 가격은 140원 올랐다. 현재 마트 기준으로 2710원인 서울우유 1ℓ를 기준으로 200~300원 사이에서 인상 폭이 결정되면 가격은 ‘3천원±∂’가 된다.

유업계 한 관계자는 “원유 가격의 ℓ당 52원 인상이 최대치 수준의 상승이고, 여기에 우유 팩을 만드는 종이류나 우유 통을 만드는 플라스틱 등 국제 부자재 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환율까지 치솟아 제품가 인상 요인이 예년에 견줘 큰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정부의 인상 폭 최소화 요청도 있고, 워낙 소비자들이 우유 가격 인상에 민감해하는 만큼 1ℓ당 3천원은 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3천원이 ‘넘지 말아야 할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흰우유 가격이 인상되면 순차적으로 다른 유제품 가격도 오를 것이 뻔하다. 업계에서는 우유 사용 비중이 높은 가공유와 발효유 제품이 잇따라 오를 것으로 본다. 그 뒤는 아이스크림, 빵, 커피 등의 가격 인상이 뒤따를 전망이다. 흔히 말하는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이 눈 앞에 닥친 것이다.

올해 들어 남양유업과 매일유업 등은 유제품 가격을 두 차례 인상했으며, 스타벅스코리아·커피빈 등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카페도 가격을 올린 바 있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를 ‘선제적 가격 인상’이 아닌 ‘앞선 누적 요인의 반영’이라고 설명한다. 또 다른 한 유업계 관계자는 “올해 이뤄진 유제품 가격 인상은 다른 인상 요인의 누적분이 반영된 것이다. 예를 들어, 수입 치즈 가격 인상은 국제 가격 상승에 따른 것이고, 커피 가격 인상 역시 원두 가격 상승분이 반영된 것일 뿐”이라며 “올해 원유 가격 인상 분은 차차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또다시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유 공급을 연 단위로 계약하는 대형 업체들보다 그때 그때 우유를 사서 쓰는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더 깊다. 카페·빵·디저트류를 판매하는 자영업자들은 시중 우유 가격 인상 시점이 초미의 관심사다. 경기도 수원에서 디저트 가계를 운영하는 강아무개(47)씨는 “밀가루·식용유 가격의 고공행진에 이어 우유 가격마저 오른다고 하니 벌써부터 상품 가격 조정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며 “커피를 만들 때 단가가 더 낮은 멸균우유를 사용하는 사장님도 있다던데, 아무래도 맛이 떨어지니 커피 가격을 올리는 수밖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관악구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지금까지는 커피류를 집중적으로 판매해왔는데, 이제 메뉴를 다양화해 우윳값 인상에 영향을 덜 받는 차 종류를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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