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간식으로 인식됐던 모나카가 젊은 세대들에게도 인기다. 태극당 제공
20대 대학생 고진하씨는 ‘할매니얼 푸드’에 푹 빠졌다. 길에서 파는 강냉이와 뻥튀기에 맛을 들이기 시작한 뒤 올 여름 내내 미숫가루에 얼음을 동동 띄워 마시며 더위를 달랬다. 고씨는 “영양도 풍부하고 맛도 좋은 데다 뭔가 어린 시절 할머니 품 같은 느낌이 나서 즐기고 있다”며 “내가 사서 쟁여둔 간식을 아빠·엄마도 즐겨 드셔서 온 가족이 티브이를 보며 함께 먹곤 한다”고 전했다.
뉴트로 열풍이 이어지면서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 푸드의 인기가 계속되고 있다. 위메프는 최근 한 달 동안(9월17~10월16일) 떡·수정과·약과 등 전통 음식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크게 늘었다고 18일 밝혔다.
종류별로 살펴보면, 떡은 지난해보다 거래액이 1169% 증가했다. 꿀설기 등 전통 떡에 새로운 레시피를 더한 퓨전 간식이 인기를 끌며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입소문이 난 상품은 판매와 동시에 빠르게 품절되는 ‘떡게팅’(떡+티켓팅)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쌀을 이용해 고소한 맛을 살린 간식도 인기가 높았다. 대표적으로 모나카(112%), 뻥튀기(58%), 누룽지(24%) 매출이 증가했으며, 수정과(225%), 미숫가루(84%), 두유(30%) 등의 전통 음료 상품도 판매가 증가했다.
위메프 관계자는 “어른들이 즐겨 먹던 옛날 음식이 젊은 세대에게 트렌디한 간식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전통 간식은 엠제트 세대에겐 이색적인 즐거움을, 기성세대에겐 추억을 떠올리게 해 당분간 인기가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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