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분식의 대명사로 꼽히는 김밥도 이제 평균 3천원을 넘는 시대가 됐다. <한겨레> 자료사진
저렴하고 간편한 김밥으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하곤 했던 직장인 조아무개(서울 성북구·27)씨는 최근 회사 근처 분식집 김밥이 일제히 500~1000원씩 올라 ‘외식물가’ 상승을 체감한다고 했다. 조씨는 “가장 싼 기본 김밥도 이제 한 줄에 3500원으로 올랐고, 멸추김밥이나 돈가스김밥 등 프리미엄 김밥은 4800~5000원씩이나 한다”며 “치솟는 물가 속에 가뜩이나 지갑이 얇아진 사회 초년생에겐 이제 김밥도 부담스러운 가격이 됐다”고 말했다. ‘저렴한 분식’의 대명사로 꼽히던 김밥도 한 줄에 평균 3천원을 넘는 시대가 됐다.
7일 소비자원 가격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8월 서울 기준 김밥의 평균 가격은 3046원으로, 전달 2969원보다 2.59%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김밥 평균 가격이 가장 비싼 지역은 경남으로, 3177원을 기록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분식집을 운영 중인 자영업자 정아무개(45)씨는 <한겨레>에 “햄, 단무지, 게맛살 등 김밥을 만드는 기본 재료의 가격이 전부 올랐다고 보면 된다”며 “특히 지난해 1만6천원 정도 했던 시금치(1㎏)가 요즘은 2배 가격인 3만원을 넘어서 7월부터 김밥 가격을 500원씩 전부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외식물가의 고공행진은 김밥 외 다른 품목에서도 이어졌다. 삼겹살(200g)은 1만8364원으로 지난달에 견줘 1.7% 올랐고, 김치찌개백반 가격도 7500원으로 1.0% 상승했다. 냉면(1만500원)과 삼계탕(1만5462원), 칼국수(8423원) 가격 또한 0.5~0.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외식물가 상승은 지난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수치에서도 드러난다.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외식물가 상승률은 8.8%로, 1992년 10월(8.8%) 이후 약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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