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이어폰의 중요한 성능 지표인 ‘오디오 재생 가능 시간’을 정확하게 측정·비교할 수 있는 국가표준이 마련돼 8일 고시된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좌우 독립형 무선 이어폰의 오디오 재생시간 측정 방법’을 규정한 국가표준(KS C 5500)을 제정해 고시한다고 7일 밝혔다. 여기서 무선 이어폰은 좌우 이어폰이 전원 또는 신호선으로 연결되지 않은 형태의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을 말한다.
국표원은 “무선 이어폰 구매 때는 배터리 성능, 다시 말해 오디오 재생 가능 시간이 중요한 선택 기준인데, 재생시간 측정 시험 방법에 대한 공인된 표준이 없어 소비자들은 제조사가 자체 측정한 성능 정보를 토대로 제품을 구입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소비자시민모임이 2020년 6월 무선 이어폰 재생시간에 대한 공인 시험방법 마련을 요청하는 등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시험방법을 표준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여러 차례 제기됐다. 이에 국표원은 ‘2021년 표준개발협력기관 지원사업’을 통해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산·학·연 표준 전문가들과 함께 측정방법 표준안을 마련했다.
제정·고시되는 표준은 무선 이어폰 재생시간 측정 때 필요한 시험 환경, 측정 조건, 측정 방법, 측정 장비 등을 규정하고 있다고 국표원은 설명했다. 특히 모든 제품을 동일한 환경에서 시험할 수 있도록 측정 대상 무선 이어폰의 기본 조건을 설정했으며, 측정 항목으로는 배터리 유지시간, 잡음 비율 곡선, 측정 최대 음압 수준 등을 제시했다.
무선 이어폰 제조 기업은 재생시간 등 성능 측정시험 설비를 갖추고 있는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 등을 통해 성능측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국표원 쪽은 “삼성전자, 엘지(LG)전자, 애플 등의 17개 제품을 대상으로 샘플 조사를 벌였고, 해당 기업들은 고시된 국가표준에 따라 측정한 재생시간을 제품에 표기해 판매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춘 상태다. 소비자들이 조만간 제품 구매 때 참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조 업체 쪽에선 비교 성능을 둘러싼 논란거리를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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