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삼성전자가 친환경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와 협업한 미세 플라스틱 저감 세탁기를 9월2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하는 ‘국제가전전시회(IFA) 2022’에서 공개한다.

삼성전자는 28일 파타고니아와 ‘에코 버블’(EcoBubble) 기술을 활용해 세탁 시 발생하는 미세 플라스틱 발생량을 최대 54% 저감하는 ‘미세 플라스틱 저감 세탁 코스’를 공동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코스는 해양 보호 비영리 연구기관 ‘오션와이즈’(Ocean Wise)의 시험을 거쳤다. 기존에 개발된 에코 버블 기술은 세제를 녹여 만든 풍부한 거품이 세탁물에 빠르게 스며들어 오염을 제거하도록 해 미세 플라스틱 발생의 주요 원인이 되는 옷감 마찰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를 활용해 새로운 세탁 코스를 만든 것이다. 에코 버블 기술은 찬물에서도 빠르고 깨끗한 빨래가 가능해 에너지 사용량도 70%까지 아낄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해양 환경 보호를 위해 파타고니아와 협력을 시작했다. 삼성전자 한종희 디엑스(DX)부문장(부회장)도 올 1월 ‘소비자가전박람회’(CES)에서 ‘미래를 위한 동행’(Together for tomorrow)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파타고니아와의 협력을 강조한 바 있다. 두 회사는 해양 미세 플라스틱의 약 35%가 세탁 시 합성 섬유에서 배출된다는 점에 주목해, 에코 버블 기술을 활용한 새 세탁 코스를 공동 개발했다.

삼성전자는 새 세탁 코스를 적용한 ‘비스포크 에이아이(AI)’ 세탁기를 10월 중 유럽 시장에 출시하고 추후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또 기존 유럽에서 출시한 와이파이(Wi-Fi) 탑재 세탁기에 대해서도 이번 세탁 코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연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양혜순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은 “환경보호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해양 오염의 주된 요인인 미세 플라스틱 배출 저감의 중요성도 점차 강조되고 있다”며 “이번 협업을 계기로 해양 보호를 위한 제품 개발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맷 드와이어 파타고니아 제품기술혁신 부사장은 “이번 기술 개발을 계기로 향후 마이크로 필터를 활용한 미세 플라스틱 저감이 산업계 표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