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집중호우 중부지역은 간편식과 양말·속옷, 찜통더위 남부지역은 얼음과 아이스크림·선크림. 지역별로 양극화한 8월 날씨가 편의점 매출마저 갈랐다.

15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 8~13일 집중호우가 쏟아진 중부지역(서울·경기·강원) 씨유(CU) 점포에서는 도시락과 김밥 매출이 전주에 견줘 각각 27.2%와 23.4% 증가하는 등 간편식품 매출이 크게 늘었다. 냉장 간편식과 국·탕·찌개류 매출도 각각 20.9%와 19.3% 증가했다. 우산·우비 매출은 3배 이상 늘었다. 일반적으로 비 오는 날 많이 찾는 밀가루·부침가루 매출 역시 120.7% 증가했다. 막걸리 매출 증가율도 38.4%로, 맥주(1.6%)·와인(2.9%)·소주(5.9%)를 크게 웃돌았다.

지에스(GS)25 8~11일 매출 역시 중부권 점포에서는 도시락 등 간편식과 라면 판매량이 전월 같은 기간에 견줘 43.9%, 40.2% 늘었다. 슬리퍼와 수건 매출 역시 각각 689%, 514% 증가했고, 우산과 우의도 각각 368%, 247% 뛰었다. 휴대전화 등 전자제품을 보호할 수 있는 방수팩 매출도 501% 늘었다. 정전 등에 대비하기 위한 양초와 보조배터리 매출도 각각 404%, 171% 뛰었다.

씨유 관계자는 “우천으로 생활 반경이 좁아지면서 가까운 편의점에 가서 식사류를 구입하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일부 오피스 상권에서는 점심시간에 하루치 간편식 재고가 동날 정도로 직장인이 몰렸다”고 전했다.

반면, 같은 기간 폭염이 지속된 남부지역(영남·호남·제주)에서는 얼음이나 아이스크림, 자외선 차단 제품 등의 매출이 올랐다. 씨유에서는 컵 얼음(28.8%), 아이스드링크(27.7%), 아이스크림(18.8%) 등의 매출 신장이 두드러졌다. 주요 관광지를 중심으로 완구(98.5%) 매출도 늘었고, 폭죽·튜브 등 해변 특화상품은 52.7%, 캠핑족이 많이 찾는 냉장 밀키트는 40.1% 증가했다. 이 밖에 선크림(29.3%), 팔토시(30.9%) 등의 매출이 증가한 것도 중부지역과 상반된 모습이었다. 지에스25 점포 역시 얼음컵과 빙과류 매출이 각각 67.7%, 51.1% 늘었고, 자외선 차단 제품 매출은 129% 증가했다.

씨유를 운영하는 비지에프(BGF)리테일 윤현수 영업기획팀장은 “전국 방방곡곡에 있는 편의점은 날씨에 따라 소비 동향이 즉각적이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채널”이라며 “지역별 날씨 상황과 기후변화에 따라 맞춤형 상품을 갖추는 등 고객 편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