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된 이마트24의 쿠키 제품. 인터넷 커뮤니티 갈무리
‘내 주식처럼 사르르 녹는 바닐라 버터샌드.’ 이 쿠키의 이름을 듣는 순간 “누구 놀리냐?”라는 불쾌한 감정이 들었다면, 당신은 개미 투자자?
이마트24가 때 아닌 ‘네이밍 논란’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마트24 관계자는 “8일 출시하자마자 누리꾼들 사이에서 제품 이름에 관한 논란이 불거진 ‘내 주식처럼 사르르 녹는 버터쿠키’에 대해 하루 만에 발주 중단 조처를 내리고 리패키징에 들어갔다”고 10일 밝혔다.
논란이 된 상품은 이마트24의 피비(PB·자체 브랜드) 상품으로, 엠제트(MZ)세대 중심으로 꾸려진 태스크포스 ‘딜리셔스 탐험대’의 작품으로 알려졌다. 엠제트 세대의 감수성을 담아 ‘시리즈’로 내놓은 상품 중 하나로, 그간 ‘이번주도 버텨라 버텨 버터소금쿠키’ ‘연차 반차 녹차쿠키’ ‘기분이 아주 초코같네 초코쿠키’ 등이 자매품으로 출시됐다.
그 중 유독 ‘내 주식처럼 사르르 녹는 바닐라 버터샌드’가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란을 일으켰다. 대부분은 “재밌다” “유머러스하다” “요즘 세대의 자조적 감성이다”라는 반응이었지만, 일부 누리꾼들은 “주식으로 쪽박 찬 개미 투자자 약 올리냐” “선 세게 넘은 이름” “웃기려다 헛발질했다” “색깔도 주식 하락 의미하는 파란색이라 트라우마 도진다”는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상품을 효과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요즘 세대의 감성에 맞는 이름을 찾는 과정에서 나온 아이디어인데, 불편함을 느낀 고객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해당 상품은 즉시 발주 중단을 했으며, 패키지 변동을 검토 중에 있다. 향후 고객 입장에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며 거듭 사과했다.
유통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네이밍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운 사례라는 의견이 많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얼핏 웃고 지나갈 수도 있는 문제라 가볍게 여길 수 있지만, 요즘은 상품에 있는 작은 그림이나 무늬 하나로도 소비자들의 비판과 원성이 쏟아질 수 있어 네이밍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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