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이후 국외 입국자 자가격리 면제 등 방역조치 완화로 국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크게 늘면서 면세점 판매도 활기를 띠고 있는 가운데, 내국인 고객들이 면세점에서 구매하는 품목 중 판매량이 가장 많이 늘어난 것은 ‘위스키’인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면세점은 최근 3개월 동안 내국인 위스키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0% 신장했다고 31일 밝혔다. 같은 기간 담배(250%), 화장품·향수(220%), 주얼리·시계(210%) 등의 매출 신장률과 비교하면, 코로나19에 따른 기저효과를 고려하더라도 위스키 매출이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증가한 셈이다. 내국인 주류 매출에서 위스키가 차지하는 비중은 85%로, 와인·샴페인(6.3%), 코냑(3.8%), 민속주(1.9%) 등 다른 주종을 크게 앞섰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면서 면세점 위스키 판매량이 급증했다. 롯데면세점 제공
면세점 위스키 인기 요인은 시중가보다 최대 70%까지 저렴한 가격이다. 이승국 롯데면세점 상품본부장은 “수입 주류는 고율의 관세가 붙는 품목이라서 면세점의 구매 매력도가 크다”며 “위스키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출고가가 높아졌음에도 면세점에서는 시중가 대비 최대 70%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위스키 세금은 과세 가격의 160% 정도에 이른다. 발렌타인 30년산의 경우, 백화점에서는 127만원, 주류전문점에서는 95만원 정도에 팔리지만, 롯데면세점 시내점에서는 주말 할인까지 받으면 36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연령별로는 20~30대가 위스키 판매량 증가를 이끌었다. 올해 롯데면세점 내국인 위스키 매출에서 2030이 차지하는 비중은 34%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의 24%보다 10%포인트 늘었다. 이승국 본부장은 “최근 정부가 주류 면세 한도를 1병에서 2병으로 늘린 만큼 면세점 위스키 인기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롯데면세점 시내점에서는 발렌타인·조니워커 등을 최대 30% 할인 판매하는 할인행사도 8월까지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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