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제이(CJ)제일제당의 스팸과 동원에프앤비의 리챔 편의점 가격이 8월1일자로 오른다. 씨제이제일제당·동원에프앤비 제공
캔햄 등 씨제이(CJ)제일제당·동원에프엔비(F&B) 일부 제품 가격이 8월부터 오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원·달러 환율 급등 등의 영향으로 사료 등 원료 가격이 오르고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에 따른 조처라고 하는데, 두 업체를 시작으로 식품업계에 ‘가격 재인상’ 바람이 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씨제이제일제당은 오는 8월부터 카놀라유(500㎖)의 편의점 가격을 5500원에서 7100원으로 29.1% 올리고, 포도씨유(500㎖) 가격은 8800원에서 1만500원으로 19.3% 인상한다. 올리브유(500㎖) 가격도 1만1천원에서 1만2400원으로 12.7% 오른다. 더불어 스팸 클래식(200g) 가격 역시 4480원에서 4780원으로 6.7% 인상한다. 이는 지난 3월에 이은 재인상으로, 당시 씨제이제일제당은 이들 품목의 가격을 6.2~15.8% 인상한 바 있다.
동원에프앤비 역시 8월1일부터 리챔 오리지널(200g) 가격을 5800원에서 6200원으로 6.9% 올리고, 동원참치(100g) 가격은 3천원에서 3300원으로 10% 인상한다. 지난 3월과 6월 대형마트 등 다른 할인점 판매가를 두 차례에 걸쳐 올린 바 있는 동원이 다음달부터 편의점 가격도 인상하기로 한 것이다.
앞서 이달 1일에는 사조가 압착 올리브유와 카놀라유 편의점 판매가격을 각각 17.8%, 20.8% 인상했고, 오뚜기는 지난 6월 업소용 식용유(18ℓ) 가격을 20% 올렸다.
업계는 원자잿값 상승 탓에 판매가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씨제이제일제당 관계자는 “지난 5월 기준 수입 돼지 앞다리살 가격이 지난해 12월에 견줘 50% 가까이 상승했고, 밀·옥수수 등 돼지 사료로 쓰이는 곡물 가격이 폭등하며 사육 비용도 증가해 가격 인상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해바라기씨유 수급이 부족한 상황이라 타 유종(카놀라유·포도씨유)으로 수요가 전이돼 부득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이런 가격 재인상 도미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환율 급등, 곡물 가격 인상, 원자재 수급 불안정 등은 하루아침에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닌 데다 식품업계가 이미 한계 지점에 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씨제이와 동원의 가격 인상이 본격적인 가격 인상 흐름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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