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4~6월) 생활필수품 가격이 1년 전보다 평균 10%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승률 상위 5개 품목은 평균 20% 올랐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2분기 생활필수품 35개 품목을 조사한 결과 33개 품목이 지난해 2분기보다 올랐다고 7일 밝혔다. 가격이 상승한 33개 품목의 평균 상승률은 9.9%였으며, 상승률 상위 5개 품목의 평균 상승률은 20.0%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밀가루로 상승률이 31.3%에 달했다. 식용유(23.9%), 참기름(15.5%), 콜라(15.2%), 쌈장(13.9%) 등의 순이었다. 하락한 품목은 달걀(-11.3%), 샴푸(-0.2%)뿐이었다.
밀가루(1㎏ 기준)는 1924원으로 지난해 2분기(1465원)에 비해 459원 뛰었다. 식용유(1.8ℓ)는 6461원에서 8007원으로, 참기름(320㎖)은 6858원에서 7919원으로 상승했다. 콜라(1.5ℓ)는 2561원에서 2951원으로, 쌈장(170g)은 1252원에서 1427원으로 올랐다.
물가감시센터가 조사한 개별 상품 78개 가운데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개가 올랐고 오름폭도 상당했다. 대한제분 ‘곰표 밀가루 중력분(다목적용)’이 34.4%로 가장 크게 올랐다. 이어 씨제이(CJ)제일제당 ‘백설 밀가루 중력분(다목적용)’ 28.5%, 오뚜기 ‘콩 100%로 식용유’가 27.7%, 씨제이제일제당 ‘백설 콩 100%로 만든 콩기름’은 26.0% 올랐다. 밀·콩류를 원재료로 하는 제품 상승률이 상위 10개 제품 가운데 6개를 차지했다. 물가감시센터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수급 불안 문제, 인도네시아의 일시적인 팜유 수출제한 조처로 인한 대체유 가격 상승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씨제이라이온 ‘비트 리필’(16.2%)·헨켈홈케어코리아 ‘퍼실파워젤(엑체·드럼용)’(15.8%) 등 세탁세제도 상위 10위에 포함된 것이 눈에 띄는데, 이 관계자는 “역시 계면활성제의 원료가 되는 팜유 등 주요 원재료의 가격 상승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분기 대비 2분기 가격 변동을 살펴보면, 35개 품목 가운데 33개 품목이 상승하고, 2개 품목이 하락했다. 상승한 품목의 평균 상승률은 4.3%였고, 상승률 상위 5개 품목은 밀가루(14.3%), 식용유(13.7%), 햄(12.0%), 달걀(8.9%), 아이스크림(7.2%) 순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가격이 내렸던 달걀 가격이 1분기와 비교하면 오름세인 것이 눈에 띄는데 “국제 사료 가격 인상 탓”이라는 게 물가감시센터 쪽의 해석이다. 가격이 하락한 2개 품목은 과자(파이·-5.1%)와 우유(-0.3%)였다.
물가감시센터 관계자는 “정부가 밀가루 가격 안정을 위해 가격 상승분의 70%를 지원하고 나머지 30% 가운데 20%는 업계가, 10%는 소비자가 부담하는 방식의 사업을 올 3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 시행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며 “제분업계가 이에 발맞춰 3분기 밀가루 가격 동결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3~4분기 제분업계의 가격 정책을 지속해서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식용유의 원재료인 대두유와 대두 2021년 수입가격이 전년도에 견줘 평균 20% 넘게 상승한 것이 식용유·두부 등 관련 제품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됐다”며 “정부에서 할당관세 0%로 수입 대두유에 대해 관세율을 낮춘 것이 소비자가에 적용되는지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매월 셋째 주 목~금요일 서울시 25개 구와 경기도 10개 행정구역의 420개 유통업체의 생필품과 공산품 가격조사로 물가 동향을 파악해 발표하고 있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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