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쇼핑·소비자

점심은 ‘편의점 구독 쿠폰’으로…‘런치플레이션’ 견뎌내는 법

등록 2022-06-20 11:30수정 2022-06-21 02:46

저렴한 구독료에 20% 할인…편의점 구독 70%↑
코로나 잦아들었는데 밀키트 판매 20%대 상승
“외식 물가 급등에 소비자들 가성비 제품 선택”
외식 물가가 고공행진을 계속하자 편의점 구독 쿠폰이 인기를 끌고 있다. 씨유 제공
외식 물가가 고공행진을 계속하자 편의점 구독 쿠폰이 인기를 끌고 있다. 씨유 제공

지방에서 올라온 대학생 김지인(22)씨는 최근 ‘편의점 구독 쿠폰’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치솟는 물가에 식비라도 아껴보려는 방편이다. 도시락, 삼각깁밥, 샌드위치, 샐러드 등 여러 종류의 쿠폰 가운데, 도시락 쿠폰을 구독한다는 김씨는 “(구독료가) 4천원으로 제일 비싸지만, 한 달 동안 20% 할인된 가격으로 10번 이용할 수 있어 결국 8개 가격으로 10개의 도시락을 먹는 셈이라 가성비가 높다”며 “편의점 식품도 가격이 전부 올랐지만, 통신사 중복 할인도 받을 수 있고 ‘2+1’행사도 있어 그나마 자취생에겐 가장 인기 있다”고 말했다.

외식 물가가 하루게 다르게 치솟아 ‘한 끼 1만원 시대’가 도래하자 ‘식비’를 아끼려는 학생들과 직장인들의 ‘짠물 소비’가 이어지고 있다. ‘런치플레이션’(점심+인플레이션)을 견디기 위한 방편으로 편의점 구독 쿠폰을 이용하는 사람이 크게 늘고, 코로나19 대유행 사태가 잦아들면 인기가 시들해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가정간편식(밀키트) 판매량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외식물가 상승에 편의점 구독 쿠폰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씨유 앱 갈무리
외식물가 상승에 편의점 구독 쿠폰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씨유 앱 갈무리

20일 편의점 씨유(CU)에 따르면, 올해 1~5월 구독 쿠폰 서비스 사용량이 전년 같은 기간에 견줘 49.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기간을 좁혀보면, 쿠폰 사용량 증가세는 더욱 확연하다. 물가 인상이 가팔라진 지난달 쿠폰 사용량은 전년 대비 무려 68.9%나 증가했다.

1천~4천원의 월 구독료를 결제하면, 온·오프라인에서 정해진 횟수만큼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이 서비스는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과 사회 초년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실제로 씨유가 지난달 입지별 구독 쿠폰 사용량 신장률을 살펴보니, 오피스가와 대학가가 각각 126.1%, 98.4%로 가장 높았다.

편의점 씨유를 운영하는 비지에프(BGF)리테일 최지영 온라인플랫폼팀장은 “특히 도시락, 삼각김밥, 샌드위치 등 간편식사류의 인기가 높다”며 “2개 이상의 구독 쿠폰을 구매하는 고객도 늘어 지난해 5월 기준 구독 쿠폰을 2개 보유한 고객은 15.1%였으나 지난달에는 이 비중이 27.1%로 급증했다. 3개 이상 보유자도 13.1%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잦아들었지만, 높은 외식 물가 탓에 가정간편식(밀키트)의 인기는 식지 않고 있다. 씨유 제공
코로나19 대유행이 잦아들었지만, 높은 외식 물가 탓에 가정간편식(밀키트)의 인기는 식지 않고 있다. 씨유 제공

집 밖에서 편의점 구독 쿠폰이 인기라면, 집 안에서는 밀키트 인기가 높다. 코로나19 대유행 사태로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판매량이 크게 늘었던 밀키트의 인기가 엔데믹(코로나19 풍토병화) 이후 꺾일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물가 상승 탓에 매출이 꾸준히 유지되는 추세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국내 밀키트 시장 업계 1위 프레시지의 집계를 보면, 올해 1~5월 밀키트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에 견줘 20% 증가했다. 신세계푸드 역시 올해 1~6월(15일까지) 유명 맛집과 협업으로 출시한 레스토랑 간편식 10여종의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대비 21% 늘어났다고 밝혔다.

맞벌이 부부인 이미지(41)씨는 “천정부지로 뛴 물가 탓에 재료를 일일이 사다 손질해서 만드는 것보다 밀키트가 훨씬 경제적이라 일주일에 3번 이상은 먹는 듯하다”며 “특히 인터넷이나 배달 앱을 통해 주문하면 배송도 빠르고 조리도 간편하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물가가 상승함에 따라 가성비를 따지는 알뜰 소비자가 늘어 다양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밀키트의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며 “세분화하는 고객들의 요구에 맞춰 호텔식이나 유명 맛집과 협업한 제품 등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어 앞으로도 판매량 증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일부터 5개 대형마트와 협력해 ‘농산물 무포장·낱개 판매’를 전국적으로 확대한다. 필요한 만큼만 사서 쓰는 ‘짠물소비족’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연합뉴스
농림축산식품부는 20일부터 5개 대형마트와 협력해 ‘농산물 무포장·낱개 판매’를 전국적으로 확대한다. 필요한 만큼만 사서 쓰는 ‘짠물소비족’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연합뉴스

대형마트에서 낱개로 살 수 있는 농산물을 주로 공략해 간단한 집밥을 만들어 먹는 ‘짠물 소비족’도 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런 사람들을 위해 이날부터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농협하나로유통, 지에스(GS)더프레시 등 대형마트 5곳과 협력해 ‘농산물 무포장·낱개 판매’를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한다. 소비자는 이제 전국 대형마트에서 양파, 감자, 당근, 고구마, 파프리카 등 다양한 농산물을 낱개로 살 수 있게 됐다.

딩크족인 이아무개(46)씨는 “집 근처 대형마트에서 장을 볼 때마다 감자 2개, 당근 2개, 파프리카 1개 등 딱 필요한 만큼만 구매하곤 한다”며 “물가가 너무 뛰면서 볶음밥이나 야채 볶음 등 간단한 집밥을 해먹는데, 묶음으로 사면 버리는 양이 더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씨는 “그간 양파나 고구마 등은 낱개로 판매하는 곳이 드물었는데, 대형마트에서도 낱개로 판다고 하니 적극 이용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적자 수렁’에 갇힌 K배터리 1.

‘적자 수렁’에 갇힌 K배터리

8년 만에 출시하는 ‘닌텐도 스위치2’…게이머들 벌써 ‘두근’ 2.

8년 만에 출시하는 ‘닌텐도 스위치2’…게이머들 벌써 ‘두근’

‘삼성전자, 엔비디아에 HBM 납품’ 외신 또 오보 3.

‘삼성전자, 엔비디아에 HBM 납품’ 외신 또 오보

국내 항공사 항공기 416대 ‘역대 최다’…올해 54대 추가 도입 4.

국내 항공사 항공기 416대 ‘역대 최다’…올해 54대 추가 도입

사법 리스크보다 경영 리스크…2심 무죄 이재용과 삼성전자 5.

사법 리스크보다 경영 리스크…2심 무죄 이재용과 삼성전자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