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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쇼핑·소비자

명품 플랫폼 ‘3강’ 매출·적자 동시 증가…쿠팡 길 걷나

등록 2022-05-10 16:29수정 2022-05-11 02:48

‘코로나 영향 급성장’ 머스트잇·발란·트렌비
거래액 3천억원 돌파…‘광고전쟁’ 적자 커져
수익성 한계·해외여행 재개 생존 시험대
배우 김혜수를 광고 모델로 내세운 발란의 텔레비전 광고 한 장면. 발란 누리집 갈무리
배우 김혜수를 광고 모델로 내세운 발란의 텔레비전 광고 한 장면. 발란 누리집 갈무리

머스트잇·발란·트렌비 등 온라인 명품 플랫폼 3사가 매출과 적자가 동시에 커지는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딜레마’에 빠졌다. 명품 플랫폼 시장의 치열한 경쟁으로 광고 마케팅 비용이 커진 반면, 전자상거래 사업 모델 특성상 수익성이 낮고 해외여행까지 재개되며 성장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전자공시시스템의 감사보고서와 각사 발표를 종합하면, 명품 플랫폼 업계의 ‘3강’으로 불리는 머스트잇·발란·트렌비의 지난해 상품거래액이 각각 3천억원을 돌파했다. 머스트잇은 전년보다 40% 늘어난 3500억원으로 선두를 지켰고, 발란은 3150억원, 트렌비는 3천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3배 이상 늘었다. 플랫폼 이용 수수료와 직매입 수익 등으로 환산된 매출액은 발란이 522억원, 트렌비가 218억원, 머스트잇이 200억원 순이었다. 상품거래액과 매출액이 비례하지 않는 건, 발란은 직매입 판매 비중이 높고, 머스트잇은 오픈마켓에 집중하는 등 사업 방식의 차이 때문이다.

명품 플랫폼의 성장은 코로나19 대유행 장기화와 관련이 있다. 자가격리로 해외여행이 제한되면서 면세점과 해외 직접 구매 수요가 온라인으로 몰렸다. 머스트잇은 출범 8년 차인 2018년엔 상품거래액이 947억원이었지만, 코로나19 대유행이 본격화한 2020년엔 2514억원을 기록했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 트렌비가 배우 김희애가 출연한 텔레비전 광고를 공개했다. 트렌비 누리집 갈무리
온라인 명품 플랫폼 트렌비가 배우 김희애가 출연한 텔레비전 광고를 공개했다. 트렌비 누리집 갈무리

덩달아 명품 플랫폼 간 마케팅 경쟁도 치열해졌다. 지난해 ‘텔레비전 광고 전쟁’이 대표적이다. 머스트잇이 배우 주지훈을 모델로 광고를 방영하자, 발란은 배우 김혜수를 앞세운 광고를 냈고, 트렌비는 배우 김희애를 모델로 쓴 광고로 맞불을 놓았다. 감사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광고비로 트렌비는 300억원, 발란과 머스트잇은 각각 191억원과 134억원을 지출했다.

과도한 광고비 지출은 적자를 키웠다. 3사 중 유일하게 2020년에 1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머스트잇은 지난해 1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고, 발란은 64억원에서 186억원, 트렌비는 102억원에 330억원으로 손실 폭이 커졌다. 발란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성장 속도를 고려해 감당이 가능한 수준의 광고비를 쓴 것이고, 이는 플랫폼 인지도 상승과 새 고객 유입으로 인한 매출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의 한 백화점 앞에 명품을 구매하려는 고객 줄이 길게 늘어섰다. 연합뉴스
서울의 한 백화점 앞에 명품을 구매하려는 고객 줄이 길게 늘어섰다. 연합뉴스

업계에선 온라인 명품 플랫폼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의문이 제기된다. 백화점 명품관에 견줘 고객당 매출이 낮은 상품들이 주로 거래돼 수익성이 낮다는 한계가 있고, 에스에스지(SSG)닷컴과 무신사 같은 대형 이커머스들이 명품 카테고리를 늘리고 있다는 점 등이 위기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온라인 명품 플랫폼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품목은 40만원 안팎의 스니커즈, 의류, 지갑류, 데일리 가방 등인 것으로 조사됐다. 수백만원대 시계와 핸드백 구매가 이뤄지는 백화점 명품관에서의 소비 경향과 차이를 보였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가 입점한 서울 강남 백화점 한 점포의 한해 평균 명품 거래액이 6천억원 정도인데, 이는 명품 플랫폼 거래액을 크게 웃도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명품 판매 딜러는 “명품 플랫폼이 성장해도 백화점 앞에 명품을 사기 위한 ‘오픈런’이 끊기지 않는 건 온라인 명품의 위조품 우려가 크고, 명품 본사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백화점에만 살 수 있는 품목을 온라인에선 살 수 없기 때문”이라며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지면 면세점 명품 구매도 많아진다. 지금부터 내년까지가 명품 플랫폼이 살아남을 수 있느냐에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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