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집’ 운영사인 버킷플레이스가 23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고 9일 발표했다. 오늘의집 제공
‘인테리어계의 쿠팡’으로 불리는 ‘오늘의집’이 23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하고 빠르게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설립 8년 만에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 지위에 올랐지만, 커지는 거래액 대비 적자 폭도 커져 지속가능한 성장에 의문이 뒤따른다.
온라인 가구·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을 운영하는 버킷플레이스는 9일 2300억원 규모의 시리즈디(D)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이 1000억원을 투자했고, 국내투자자로 아이엠엠(IMM)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캐피탈과 국외투자자로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이 참여했다. 버킷플레이스는 이번 투자로 기술 인프라 도입을 위한 개발자와 물류 네트워크 혁신을 위한 인력 채용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2014년 여름에 설립한 오늘의집은 올해 초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유니콘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집 꾸미기가 인기를 끄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셀프인테리어 사진과 인테리어 전문가의 조언 등을 게시하는 커뮤니티 성격으로 시작한 이 업체는 2016년부터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사업을 시작한 뒤 올해 초 기준 월평균 상품거래액(GMV)이 1400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성장했다. 특히 사진 링크 연결 기술을 활용해 인테리어 사진 상의 상품을 클릭하면 자연스럽게 상품 구매창으로 넘어가는 페이지를 구현한 게 주효했다. 이번 투자에 참여한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지금의 성장세라면 버킷플레이스가 2025년에 상품거래액 5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늘의집은 사진 상의 상품을 클릭하면 바로 구매 페이지로 넘어가는 링크 기술을 활용해 빠른 거래액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소비자가 애플리케이션에 직접 올린 인테리어 사진. 오늘의집 갈무리
급증하는 적자 폭은 빠르게 해결해야 할 과제다. 버킷플레이스의 2021년 영업수익(매출액)은 1176억원으로 전년도 759억원에 견줘 54.9%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101억원에서 385억원으로 증가했다. 상품 판매 수익이 늘어나는 것보다 광고·선전비 및 외주 용역비가 더 많이 늘어난 게 원인이었다. 버킷플레이스가 투자 유치 과정에서 2025년 안에 기업공개(IPO) 목표를 밝혀 향후 커지는 투자비용 대비 어떻게 수익을 늘리느냐가 더욱 중요해졌다.
오늘의집은 수익 개선을 위해 이사 및 인테리어 시공을 중개하는 서비스를 내놓는 등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버킷플레이스는 지난해 말부터 ‘오하우스’ 등의 명칭으로 가구, 이불, 벽지, 욕실인테리어 업종 등에 대한 상표를 다수 출원해 자체브랜드(PB) 제조·판매 사업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플랫폼 영향력을 바탕으로 이사부터 집수리, 자체브랜드 상품 판매 등 인테리어 분야 전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가구회사 관계자는 “다른 상품에 비해 가구·인테리어 용품은 구매 빈도수가 적어 상품 판매 중개만으로는 많은 기술 투자비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플랫폼 영향력을 활용해 자체 상품 판매 비중 늘릴 경우 기존 업계와 작은 제조사 간 갈등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