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편의점에 가면~ 주식도 있고, 명품도 있고, 인강(인터넷강의)도 있고….’

편의점 업계가 교육·금융 등 다른 업계와 손잡고 다양한 협업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정교한 타겟팅을 통해 상품판매와 더불어 신규·잠재 고객까지 확보하는 시너지를 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근 학생들 사이에서 가장 화제를 모은 제품은 편의점 씨유(CU)가 온라인 강의 브랜드 ‘이투스’와 손잡고 내놓은 ‘공부라면 매콤간장맛’이다. 이 상품은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시즌을 겨냥한 상품으로, 이투스 온라인 강좌를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는 ‘이투스 패스 월간 구독권’ 5천원 스크래치 할인권이 들어있다. 이름처럼 ‘공부하며 먹는 라면’인 셈이다. 상품 자체도 철저히 10대 입맛에 맞췄다. 단짠(달고 짭짤한) 소스에 칼칼함을 더한 볶음면으로, 제조는 불닭볶음면을 개발한 삼양식품이 맡았다.

편의점 이마트24는 신한금융투자와 손잡고 미국 기업 주식 1주를 받을 수 있는 도시락을 선보였다. 일명 ‘열어보니 미국주식’(미국주식도시락)에는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월트디즈니, 나이키, 코카콜라 등 12개 기업의 주식 중 1주를 받을 수 있는 쿠폰이 들어있다. 도시락에 동봉된 쿠폰의 정보무늬(QR코드)를 통해 신한금융투자에 신규 비대면 종합자산관리(CMA) 계좌를 개설하면 랜덤으로 미국주식 1주를 받을 수 있다. 이달 31일까지 쿠폰 입력을 완료해야 하며, 당첨된 주식은 개설한 비대면 시엠에이 계좌로 다음 달 15일까지 지급된다.

도시락 제품 자체도 이름에 맞춰 미국식 햄버거&치즈후라이와 함박오므라이스 등 미국 음식으로 구성했다. 이마트24 영업마케팅팀 정현우 파트너는 “해외 주식시장까지 관심이 확대되고 있는 트렌드를 반영해 젊은 고객층에게 재미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이색 상품을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은 롯데면세점과 손잡고 명품 판매에 나섰다. 세븐일레븐 앱의 롯데면세점 내수통관 면세품 전용관을 열고, 발리·토리버치·코치·마크제이콥스 등 6개 브랜드의 가방·신발·지갑 등을 정상가 대비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모든 상품은 롯데면세점이 보증하는 100% 정품이며, 수입통관 절차를 완료해 구매 후 2~3일 내에 지정한 배송지에서 받아볼 수 있다. 세븐일레븐 앱 회원 약 60%가 2030인 만큼, 명품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른 이들 엠제트(MZ)세대를 공략할 수 있다는 롯데면세점 쪽의 전략과 명품 소비가 트렌드로 떠오른 2030 세대를 앱 회원으로 더 많이 확보하려는 세븐일레븐 쪽의 전략이 만난 셈이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편리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의 요구에 발맞추고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앞으로도 다른 업계와의 시너지를 노리는 다양하고 색다른 협업 상품이 지속적으로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