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노재팬 운동이 한창이던 지난 2019년 8월,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에 있는 주류 진열대에 ‘하나로마트는 일본산 제품을 판매하지 않습니다’라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이곳에는 일본 맥주가 없다. 한겨레 자료사진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은 이제 끝?’
국내 편의점 업계가 3년여 만에 일본 맥주 할인 행사를 재개한다.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 움직임이 소강상태에 접어든 사이, 수입 유통사들이 현금성 광고비 집행에 적극 나서자 편의점들이 결국 행사를 재개한 것이다.
3일 편의점 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씨유(CU)·지에스(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편의점 4사는 이달부터 수입 맥주 행사 품목에 아사히, 기린이치방, 삿포로, 산토리 등 일본 맥주를 포함하기로 했다. 편의점 업계가 할인 행사에 일본 맥주를 포함시킨 것은 2019년 8월 이후 2년10개월 만이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노노재팬’ 움직임이 거셌기 때문에 편의점 월별 통합 행사에서 일본 맥주는 제외했었는데, 이번 달부터 개별 점포에서 원하는 점주들에게 상품 발주와 4캔 1만1천원 행사에 대한 선택권을 부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편의점 업계의 이런 움직임은 엠즈베버리지·하이트진로·롯데아사히주류 등 수입 유통사들의 적극적인 마케팅 때문으로 보인다. 이들 수입 유통사들은 편의점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상품을 발주하고 광고를 부착하는 조건으로 4캔당 1만원의 광고비를 지급하기 시작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수입 유통사들은 점주들이 상품을 발주하고, 냉장고 등에 해당 맥주의 광고를 부착하면 4캔 기준 1만원(일회성)의 광고비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마케팅을 하는데, 참여할지는 전적으로 점주들 각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한 편의점주는 <한겨레>에 “상품 발주를 넣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된다”며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아직 일본 제품 불매 분위기가 남아있어 고객들의 반응이 어떨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앞서 국내 편의점들은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확산하자 수입 맥주 행사에서 일본 제품을 제외했다. 아사히 맥주 정도를 제외하고는 아예 발주 자체를 중단하기도 했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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