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푸드가 출시한 50주년 아맛나 앙상블. 아맛나는 대표적인 할매니얼 아이스크림 중 하나다. 롯데푸드 제공
‘꼬숩고 달달한 간식거리 찾는 할매 입맛 잡아라!’
레트로 열풍을 타고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이 엠제트(MZ) 세대의 새로운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유통계에서도 이를 겨냥한 다양한 간식거리가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옛 것을 익혀 새 것을 이해한다는 ‘온고지신’의 미덕이 먹거리 시장에서도 발휘되는 모양새다.
롯데푸드는 아이스크림 ‘아맛나’ 출시 50주년을 맞아 잔칫집 떡을 모티브로 한 ‘아맛나 앙상블’을 한정 판매한다고 2일 밝혔다. 아맛나는 1972년 출시돼 지금도 판매 중인 국내 ‘바 아이스크림’ 중 가장 오래된 상품으로, 할매니얼 아이스크림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현재도 1년에 약 2500만개씩 판매될 정도로 인기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아맛나 앙상블은 백설기를 연상시키는 우유 아이스크림에 통팥과 떡이 들어간 제품”이라며 “반백년을 이어온 만큼 옛 입맛을 간직한 어르신들은 물론 할매니얼 푸드에 빠진 2030에게도 안성맞춤”이라고 설명했다.
씨제이온스타일이 선보인 ‘읍천리 미숫가루’. 씨제이온스타일 제공
씨제이(CJ)온스타일 식품 브랜드 ‘오하루 자연 가득’이 지난달 26일 디저트 카페 ‘읍천리 382’와 손잡고 출시한 ‘읍천리 미숫가루’도 할매니얼 열풍을 등에 업은 상품이다. 읍천리 382는 대구에 본점을 둔 디저트 카페로, 대표 메뉴인 미숫가루는 전통 제조 방식에 따라 구수한 맛을 구현한 것이 인기 비결이다.
할매니얼 푸드의 인기는 최근 몇 년 사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JAJU)가 최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가장 많이 판매된 제품 1~10위 중 9개가 전통 간식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9개 제품 판매량만 250만개가 넘는다. 70만개 이상 판매된 1위 제품은 ‘자주 달고나’로 직접 설탕을 불에 녹이고 식소다를 첨가하는 수작업을 통해 생산한 제품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으로 달고나 열풍이 불면서 판매량이 더욱 급증했다. 2위 ‘발효 보리건빵’도 50만개 이상 판매됐고, 3위 ‘달콤바삭 누룽지과자’도 30만개 이상 팔려나갔다.
신세계인터내셔날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자주가 내놓은 ‘달콤 바삭 누룽지 과자’. 자주 제공
홈플러스가 3월 말부터 전국 135개 매장에서 판매 중인 ‘설빙 인절미순희’ 막걸리 역시 판매 2주 만에 누적 판매량이 2만병을 넘기며, 홈플러스 막걸리 중 매출·판매량 모두 1위에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레트로 감성으로 할머니·할아버지가 즐겨 드시던 음식들이 2030 사이에서 ‘힙한 간식’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전통의 맛에 새로운 감성을 입힌 건강한 할매니얼 푸드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