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쿠팡이츠의 고객 평가 시스템 ‘치타배달 뱃지’ 평가 정보들이 날아가 음식점주들의 주문 피해가 커지고 있다. 전날 쿠팡이츠의 주문 앱에 장애가 발생해 고객과 음식점주, 배달기사들이 큰 혼란을 겪었다.
24일 오후 발생한 쿠팡이츠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장애 여파가 증폭되고 있다. 고객에게 좋은 평가를 받아야 받을 수 있는 ‘치타배달 뱃지’ 시스템의 매장 평가 데이터가 사라져 ‘인기 매장’의 주문 건수가 줄어드는 등 입점업체들의 피해가 커져서다.
25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정오부터 3시간여 동안 발생한 쿠팡이츠 앱 오류 장애 여파로 고객 별점과 평균 조리시간, 주문 수락률 등을 바탕으로 부여되는 ‘치타배달 뱃지’ 평가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고 있다. 고객 평가를 바탕으로 1~3단계로 부여하는 치타배달 뱃지 등급이 높을수록 고객 노출 빈도가 높고 배달 가능 지역도 넓어지는 혜택이 주어진다. 하지만 전날 앱 장애 이후 치타배달 뱃지 평가 정보가 모두 날아가 원상 복구되지 않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한겨레>에 “오랜 기간 노력해 2단계 뱃지를 받았는데, 어제 앱 장애 이후 0단계가 돼 주문량이 줄어들었다. 고객센터는 온종일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쿠팡이츠는 “앱 장애 문제로 가입사 사장님들에게 치타배달 뱃지 정보가 노출되지 않은 것이지 평가 정보가 날아간 건 아니다. 시스템상에선 평가 정보가 적용돼 음식점들의 주문량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앞서 쿠팡이츠 앱은 24일 정오부터 장애를 일으켜, 약 3시간 동안 음식 배달 주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고객이 음식을 주문·결제해도, 음식점주가 앱상에서 내용을 전달받지 못해 배달되지 않은 것이다. 배달기사가 주문 사실을 확인한 뒤 매장을 방문해도 음식점주에게 주문내용이 전달되지 않아 배달이 2시간 이상 지연되는 일도 있었다.
쿠팡이츠가 24일 오후 앱 장애 발생 3시간여만에 음식점주들에게 공지 글을 올렸다.
쿠팡이츠는 장애 발생 3시간여 만에 파트너 앱을 통해 “시스템 오류로 일시적인 오류가 발생했으나 현재 정상적으로 복귀됐다”며 “구체적인 보상 방안에 대해 추후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쿠팡이츠는 25일 오후부터 피해 음식점주들에게 “앱 장애 시간 동안 주문을 수락하지 못해 취소된 주문 건이 있는 음식점을 대상으로 주문금액 기준 정산금 100%를 26일부터 순차적으로 지급할 예정”이라는 개별 문자 공지를 보냈다. 하지만 음식점주들 사이에선 앱 장애로 인한 주문 혼선 때문에 장애 시간대에 쿠팡이츠 앱을 꺼 놓은 음식점이 많은데 에러가 난 앱을 켜놓은 가게만 보상을 해준다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나온다.
쿠팡이츠 앱 장애 문제와 관련해, 자영업 연대는 “임대료, 인건비 등 고정비와 해당시간대 쿠팡이츠를 통한 매출을 분석해 자영업자들이 입은 손해만큼 보상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쿠팡이츠는 음식을 배달받지 못한 일부 피해 고객에게 3천원 상당의 할인 쿠폰을 제공하며 고객 달래기에 나섰다. 하지만 소셜미디어상엔 “휴일 오후 가족이 한 시간 넘게 기다리면서 기분을 망친 보상이 고작 3천원이다. 다시는 쿠팡이츠를 이용하지 않겠다”는 비판 글이 올라오고 있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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