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씨유(CU)는 블랙데이를 맞아 짜장 및 볶음 컵라면을 할인 판매하는 ‘블랙 위크’를 편성했다. 씨유 제공
‘밸런타인데이도, 화이트데이도 아니다. 올해는 블랙데이다!’
코로나19 확산 탓에 밸런타인데이 특수도, 화이트데이 특수도 누리지 못했던 식품·유통업계가 오는 14일 ‘블랙데이’에 맞춰 갖가지 마케팅을 쏟아내며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한 감소세에 들어섰고, 사회적 거리두기 폐지도 확실시되면서 간만에 돌아온 ‘기념일 이벤트’를 활용해 소비심리를 자극하겠다는 분위기다. 블랙데이는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를 쓸쓸히 보낼 수밖에 없었던 ‘솔로’들이 짜장면을 먹으며 스스로를 위로하는 날이다.
블랙데이 하면 짜장면이다. 간편식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에스피씨(SPC) 파리바게뜨는 14일까지 중식 가정 간편식을 할인해주는 ‘파바반점’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정통 짜장면’ 2개를 구매하면 1개를 무료 제공하는 ‘정통 짜장면 2+1’ 행사, ‘정통 짜장면’과 ‘정통 볶음짬뽕’을 함께 구매하면 2천원 혜택을 제공하는 ‘파바반점 짬짜면 세트’ 행사, ‘정통 깐풍기’ ‘직화 부타동’ ‘정통 유산슬 덮밥’ ‘매콤 고추잡채밥’ 등 4종 가운데 2종과 ‘정통 짜장면’을 함께 구매하면 3천원 혜택을 제공하는 ‘파바반점 중화세트’ 행사 등이다.
더본코리아는 짜장면·짬뽕 전문점 홍콩반점0410을 내세워 블랙데이 마케팅에 나섰다. 17일까지 배달 앱인 ‘배달의민족’으로 2만원 이상 주문하면 5천원을 할인해준다. 더본코리아 제공
백종원씨가 운영하는 더본코리아는 짜장면·짬뽕 전문점 ‘홍콩반점0410’을 내세웠다. 17일까지 배달 앱 ‘배달의민족’으로 2만원 이상 주문하면 5천원을 할인해준다. 할인쿠폰은 한 아이디당 매일 한장씩 발급받을 수 있다.
편의점 업계도 가세했다. 편의점 씨유(CU)는 11일부터 일주일 동안 짜장 및 볶음 컵라면을 할인 판매하는 ‘블랙 위크’를 편성했다. 짜짜로니큰컵, 마요짜장볶이, 짜장불닭볶음면 등 3종의 짜장라면과 라면볶이, 치즈볶이, 스파게티 등 3종의 볶음라면을 케이비(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로 결제하면 33% 할인해준다. 기존의 2+1행사까지 적용하면 최대 50% 이상 싼값에 구매가 가능하다. 씨유 관계자는 “빅데이터팀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블랙데이 짜장라면 매출 중 32.5%는 40대가 차지했다. 편의점의 주 이용층인 2030세대까지 합치면 올해도 블랙데이 매출 신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검은색’을 블랙데이 마케팅에 이용하기도 한다. 오리온은 블랙데이 한정으로 ‘비틀즈 블랙레몬’을 출시했다. 오리온 제공
‘블랙’이라는 색깔을 ‘블랙데이’ 마케팅에 적극 이용하기도 한다. 오리온은 4월을 맞아 만우절·블랙데이 한정판 신제품 ‘비틀즈 블랙레몬’을 내놨다. 천연색소를 이용한 까만색 겉모양과 상큼한 레몬 맛이 특징이다. 롯데푸드 역시 2017년 출시한 돼지콘에 ‘블랙’을 더한 ‘돼지콘 블랙’을 내놨다. 코코아분말이 들어간 블랙 콘과자에 쿠키앤크림 아이스크림을 담고, 초콜릿과 블랙칩 비스켓 토핑을 했다.
롯데푸드가 내놓은 ‘돼지콘 블랙’도 블랙데이 마케팅에 제격인 상품이다. 롯데푸드 제공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전에는 밸런타인데이·화이트데이에 견줘 주목하지 않았던 블랙데이지만, 올해는 본격적인 마케팅 신호탄이 될 듯 싶다”며 “소비 진작을 위해 가능한 모든 이슈를 이용하는 절박함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