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도가 정식 출시한 매운맛 라면 ‘틈새라면 극한체험’. 팔도 제공
“나에게 더 매운 맛을 달라~!”
‘맵부심’이 넘쳐나는 2030세대를 겨냥한 식품업계의 ‘매운맛 전쟁’은 언제 끝이 날까? 매운맛의 절대 강자로 꼽히는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의 성공 이후 확전을 거듭해 온 이 전쟁은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팔도는 그간 한정판으로 선보였던 ‘틈새라면 극한체험’을 정식 출시한다고 7일 밝혔다. 이 라면은 지난 1월 팔도가 30만개 한정으로 선보인 제품으로, 약 한 달 만에 전량 완판됐다. 이후 추가 생산한 30만개도 모두 팔려나갔다.
‘틈새라면 극한체험’은 그 이름에서 볼 수 있듯 기존 틈새라면에 매운맛을 크게 강화한 제품이다. 팔도 쪽은 “베트남 하늘초를 사용해 깔끔한 매운맛을 자랑한다”며 “스코빌 지수(캡사이신의 농도를 계량화한 것)는 약 1만SHU로, ‘틈새라면 빨계떡’의 1.5배 수준으로 더 맵다”고 설명했다.
앞서도 팔도는 틈새라면 매운카레, 틈새라면 매운짜장 등을 선보이며 매운 라면 시장을 공략해왔으며, ‘틈새라면’ 브랜드는 최근 3년간 연평균 30% 상장률을 기록 중이다.
팔도가 내놓은 매운맛 컵라면 ‘킹뚜껑’. 팔도제공
컵라면 제품 중에서도 팔도가 새로 출시한 ‘킹뚜껑’이 화제몰이 중이다. 킹뚜껑은 ‘왕뚜껑’의 매운맛 버전으로, 지난 1월 출시 이후 에스엔에스 인증샷 릴레이가 이어지기도 했다. 킹뚜껑의 스코빌 지수는 1만2천SHU로, 현재까지 출시된 국내 컵라면 중 가장 높다.
사실 매운 라면의 원조이자 절대 강자는 삼양이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매출이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2012년 출시 당시 75억원에서 2019년 3400억, 2020년 41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삼양식품은 여기에 더해 지난달 21일 신제품 ‘불닭짬뽕’과 ‘불닭스리라차’를 출시했다. 불닭짬뽕은 고기육수에 불닭의 매운맛을 더한 국물라면 제품이다. 삼양 쪽은 “매운 정도는 자체 맵기 정도인 불닭 파이어 레벨(BFL) 5단계 중 3단계로 까르보불닭볶음면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불닭스리라차 소스는 불닭의 매운맛과 핫소스 스리라차의 새콤한 맛을 한국인 입맛에 맞게 재해석한 소스로, 설탕 대체 감미료인 알룰로스를 첨가한 것이 특징이다.
매운맛의 절대 강자로 꼽히는 삼양 ‘불닭짬뽕’과 소스인 ‘불닭 스리라차’. 삼양식품 제공
매운맛 전쟁은 라면 시장을 넘어선 지 오래다. 최근에는 매운맛을 강조한 버거, 피자, 치킨, 육포 등 다양한 신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케이에프시(KFC)는 시그니처 버거인 ‘징거버거’에 매운맛을 첨가한 ‘핫치즈 징거버거’를 출시했고, 피자알볼로는 바른치킨과 협업해 매콤한 맛을 강조한 ‘대새피자’를 내놨다. 샘표 역시 ‘질러 육포’에 고추의 매운맛을 더한 ‘질러 직화풍 BBQ 핫칠리’를 새로 내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 매운맛은 소수 마니아의 즐거움이 아닌 2030세대를 중심으로 한 ‘문화’로 정착했다”며 “에스엔에스를 통해 놀이처럼 번지는 인증샷, 체험기 등을 통해 앞으로도 상당 기간 매운맛 열풍이 지속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