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에스지(SSG)닷컴이 4일 오후 누리집 등에 공개 예정인 웹 예능 ‘거상 박명수’ 홍보 포스터. SSG닷컴 제공
이(e)커머스(온라인 유통) 업체들이 유통과 상품 판매 영역을 넘어 ‘콘텐츠 커머스’를 강화하고 있다. 예능적 요소가 결합된 콘텐츠로 브랜드 친밀도를 높이고 상품 판매도 늘리기 위해서다.
올해 기업공개(IPO)를 앞둔 에스에스지(SSG)닷컴은 라이브 커머스 웹 예능 ‘거상 박명수’를 자사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공개한다고 4일 밝혔다. 격주 단위로 공개되는 총 8편 분량의 영상은 씨제이이엔앰(CJ ENM)과 협업해 완성도를 높였다는 게 회사 쪽 설명이다. 영상은 주로 박명수 등 인기 연예인이 출연해 미션을 수행하며 시청자에게 제공할 쇼핑 혜택을 마련하는 과정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상품 판매에 초점을 맞춘 라이브 커머스와 예능 요소인 웹 콘텐츠가 결합한 중간 형태다.
이커머스의 콘텐츠 제작 경쟁은 치열하다. 네이버를 시작으로 1세대 오픈마켓 11번가와 지(G)마켓 등이 제작·투자한 라이브 커머스 방송은 동시간대 수천명 이상 접속자를 기록할 정도로 이미 자리를 잡았다. 티몬은 회사 정체성을 ‘콘텐츠 커머스 기업’으로 규정하고, 자체 콘텐츠 제작과 차별화된 라이브 방송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쿠팡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사업에 진출해 <에스엔엘(SNL) 코리아> 등을 성공시켰다.
기업들이 콘텐츠 커머스에 집중하는 건 눈에 띄는 상품 판매 실적 때문이다. 이커머스 기업들은 콘텐츠 커머스 강화가 누리집을 찾는 순 이용자 수와 고객당 평균매출 등을 동시에 높이는 효과를 낸다고 분석했다. 티몬의 경우, 지난 1월 콘텐츠 커머스를 강화한 이후 누리집을 찾은 순 이용자 수가 740만명으로 전월 대비 4.4% 늘었고, 고객당 평균 구매금액은 8만6천원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 증가했다. 업계에선 일반적인 이커머스 구매 전환율이 0.3%~1%인 것에 반해 채팅창과 영상으로 직간접적인 소통을 하는 라이브 커머스 구매율은 6%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본다.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소비자를 붙잡아 두는 가두리(Lock-in) 효과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이커머스 업체 임원은 “쿠팡이 매해 수천억원 적자에도 콘텐츠 사업에 투자하는 이유는 로켓배송과 함께 고객의 시공간과 의식을 동시에 지배하려는 장기적인 전략”이라며 “충성도 높은 유료회원 900만명을 한 플랫폼 안에 가두는 효과는 상품 판매를 넘어서 무한 사업 확대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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