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시티 오브 인더스트리에 위치한 대상 LA공장. 대상 제공
대상이 ‘종가집 김치’를 미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다. 그동안 중국 등 아시아권 공장에서 김치를 생산한 적은 있지만, 서구권 국가에서의 김치공장 가동은 처음이다.
대상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시티 오브 인더스트리에 1만㎡(약 3000평) 규모의 김치공장을 완공해 가동에 들어갔다고 29일 밝혔다. 200억원이 투자됐고, 연간 2천t 분량의 김치를 생산할 수 있다. 대상은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해외 9개 지역 공장을 운영해왔지만, 아시아권을 벗어난 김치공장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공장에선 전통 김치를 비롯해 현지인 취향을 반영한 비건 김치, 백김치, 비트김치, 피클 무, 양배추 김치 등이 생산된다. 주 재료인 배추·무우·파 등은 현지에서 조달한다. 이를 위해 현지 취향에 맞는 김치 맛을 잘 구현할 수 있는 환경에 대한 연구 개발과 현지 재료 공급처 조사 등을 거쳤다.
미국 공장 설립은 현지 김치 수요가 계속 느는 추세를 반영한 결과다. 미국은 일본에 이어 김치 수출 2위 국가다. 김치의 소비층이 교민과 아시아인을 넘어 현지인 중심으로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상은 미국 공장에서 김치를 생산함으로써 현지인이 즐겨 찾는 월마트와 코스트코 등에 입점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종가집 김치는 지난해 월마트 입점을 시작으로 점차 매장 수를 늘려가는 중이다.
대상은 현지 공장을 기반으로 2025년까지 미국 현지 매출 1천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대상 종가집 김치의 지난해 미국 수출액은 1617만달러(약 200억)로 전년과 비교해 37% 이상 성장했다. 대상의 지난해 김치 수출액은 6700만달러로, 국내 총 김치 수출액 1억5990만 달러(관세청 수출입통계)의 40% 가량을 차지한다.
임정배 대상 대표이사는 “현지 공장을 확보하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 물류 대란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현지인의 취향에 맞춘 제품에 대한 연구개발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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