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 3사가 다음달 1일부터 일제히 봄맞이 정기세일에 나선다. 사진은 현대백화점 정기세일 포스터. 현대백화점 제공
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 3사가 다음 달 1~17일 일제히 봄 맞이 세일에 나선다. 백화점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같은 기간에 정기 세일에 벌이는 것은 입점 브랜드의 판매 촉진뿐만 아니라 고객들의 소비 경향 등을 분석해 향후 사업 전략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백화점 3사의 올 봄 정기 세일 열쇳말은 ‘아웃도어’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정점을 찍고 단계적 일상회복 흐름으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봄철 야외활동 증가가 맞물리는 상황임을 겨냥해 백화점들이 캠핑·골프·등산 등 야외 활동에 초점을 맞춰 세일 행사를 진행한다.
롯데백화점은 에이케이(AK)골프·골프존마켓에서 인기상품을 정상가 대비 최대 34%까지 할인 판매하는 ‘인기 골프클럽 대전’을 연다. 마스터바니·세인트앤드류스·어뉴골프·제이린드버그 같은 브랜드들이 참여하는 프로모션·상품권 지급 행사도 진행한다.
현대백화점은 봄 나들이를 겨냥해 해외 패션 및 잡화 등 300여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신상품 할인 행사를 연다. 20~30세대에 인기가 있는 미국 캐주얼 브랜드 타미힐피거를 할인 판매하는 행사를 신촌점, 더현대서울, 디큐브시티에서 연이어 연다.
신세계백화점은 야외 활동에 맞춰 밝은 색 재킷·원피스 등을 내세운 스튜디오 톰보이 등 여성 패션 브랜드를 최대 30% 할인 판매한다. 봄철 스포츠를 즐기는 고객을 위해 나이키·아디다스·푸마 등을 최대 20% 할인 판매하는 행사도 연다.
이번 백화점 세일 기간에는 온라인 자회사들의 판매를 촉진하는 할인 행사도 열린다. 에스에스지(SSG)닷컴과 신세계백화점몰은 신세계 백화점 세일 기간 동안 아디다스·푸마·언더아머 등의 운동복과 신발을 최대 65%까지 할인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강남점에선 4월1일 오후 8시 라코스테와 게임회사 마인크래프트가 협업해 만든 후드티·티셔츠 등을 비대면 판매하는 라이브 방송이 진행된다.
그런데, 백화점들은 왜 세일 행사를 같은 날 시작해 같은 날 끝낼까. 익명을 요청한 주요 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수익이 입점 브랜드들의 판매 수수료로 발생하는 만큼 브랜드들의 판매와 재고 처분을 극대화하기 위한 기간에 맞춰 세일 행사를 기획한 것”이라며 “봄 세일의 경우, 4월 초가 봄 맞이 신상품이 모두 나오는 때이고, 영향력 있는 주요 브랜드들이 재고관리를 편하게 하기 위해 백화점에 같은 세일 기간을 요청하는 것도 백화점 간 세일기간이 겹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2000년대 중반까지 백화점의 영향력이 클 때는 입점 브랜드의 할인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세일을 진행했지만, 요즘엔 구매 금액대별 상품권을 주는 등 백화점이 혜택을 제공하는 쪽으로 세일 방식도 변했다”고 덧붙였다.
백화점들은 세일 행사 때 확보한 판매 데이터를 점포를 운영하는 바로미터로 활용하기도 한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다른 백화점 팀장은 “온라인 소비가 늘더라도 아직 백화점 내방 고객들의 쇼핑 데이터는 국내 중산층 소비 성향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지표”라며 “세일 기간의 품목별 판매 정보들은 고객 관심이 높은 상품 기획과 향후 사업 구상을 위한 자료로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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