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이 글로벌 매트리스·가구 브랜드 지누스를 인수했다. 사진은 압축 포장 매트리스로 유명한 지누스 매트리스. 지누스 제공
현대백화점이 ‘아마존 1등 매트리스’로 유명한 가구·매트리스 기업 지누스를 인수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누스 인수로 가구 분야의 현대리바트와 인테리어 분야의 현대엘앤씨(L&C)와 함께 리빙사업 부문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2일 이사회를 열어, 지누스 경영권을 포함해 이윤재 창업주 겸 회장 등이 보유한 지분 35.82%를 7747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현대백화점이 2012년 의류·패션 기업 한섬을 인수할 당시 4200억원을 투자한 것을 넘어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와 별도로 현대백화점이 지누스와 인도네시아 제3공장 설립과 재무구조 강화를 위한 1200억원 규모 신주 인수 계약을 체결한 것까지 감안하면 총 투자금액은 9천억원에 달한다.
지누스는 세계 최초로 침대 매트리스를 압축해 상자에 담아 배송하는 기술을 상용화한 국내 가구·매트리스 기업이다. 2000년대 중반 미국·영국·호주에 진출한 뒤 아마존 등 전자상거래 매트리스 판매 부문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부피가 큰 매트리스를 편리하게 배송하는 이점을 바탕으로 미국 온라인 매트리스 시장에서 30%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지누스는 지난해 1조1238억원의 매출을 올려 74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누스 창업주인 이윤재 회장은 경영권 매각 뒤에도 일부 지분을 보유한 2대 주주이자 이사회 의장으로 회사 경영에 참여한다. 지누스 쪽은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창출해 글로벌 영업망과 사업 경쟁력을 높일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누스 전 직원의 고용을 보장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누스 인수로 가구와 인테리어에 이어 리빙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견고히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2년 리바트 인수로 가구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뒤 2019년 계열사로 편입된 현대엘앤씨의 건자재 사업에 이어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매트리스 회사까지 품어 글로벌 가구·리빙·인테리어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온라인 경영 혁신기업인 지누스를 바탕으로 오프라인 중심인 백화점 사업 영역을 온라인과 글로벌 분야로 확장할 토대를 쌓았다”며 “지누스가 보유한 전 세계 온라인 유통망을 활용해 2030년까지 리빙 사업 규모를 5조원대로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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