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중구 씨제이(CJ)제일제당 본사 사옥. CJ제일제당 누리집 갈무리
씨제이(CJ)제일제당에서 노동조합 결성 움직임이 일고 있다. 1953년 설립 이후 70년간 노동조합 없이 경영을 이어온 기조가 깨지는 계기가 될 지 주목된다.
10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씨제이제일제당 직원들이 최근 노조 집행부를 꾸리고 조합원 모집 작업을 진행 중이다. 씨제이제일제당 노조는 한국노총 산하 식품산업노동연맹 소속으로 전해졌다. 씨제이제일제당 노조는 최근 고용노동부에 노조 설립 신청서를 제출했다.
조합원 모집은 신원 노출을 막기 위해 카카오톡 채널 계정 등에서 진행 중이다. 노조 설립을 이끌고 있는 한 조합원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를 통해 “씨제이제일제당에서 많은 분이 바라셨지만 아무도 가지 못했던 노동조합의 길을 가보려 한다”며 “합리적인 보상, 그동안 무시됐던 요구 등 이제는 한목소리를 내어 보여줄 때라 판단했다”고 노조 결성 이유를 밝혔다.
씨제이제일제당 노조 카카오톡 채널에는 “등기임원을 제외한 법인 임직원 모두 노조에 가입할 수 있고, 가입자 본인이 가입 여부를 발설하기 전에는 어떤 경우에도 사용자 측에서 이를 확인할 수 없다”는 안내문이 공지됐다.
다만, 노조가 많은 조합원을 확보해 큰 협상력을 가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씨제이제일제당이 70년간 무노조 경영을 이어오고 있고, 최근 씨제이대한통운 택배 노조의 파업으로 어려움을 겪던 회사 내부 분위기가 노조에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회사 쪽은 아직 고용노동부로부터 노조 설립 통지를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말 기준 씨제이제일제당 직원은 8천여명이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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