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비대면 소비 확대로 편의점의 근거리 배달 수요가 확대하고 있다. 이마트24 제공
편의점들의 ‘근거리 배달 서비스’ 경쟁이 치열하다. 코로나19 대유행 장기화로 배달 수요가 커지면서 집 앞에 있는 편의점들도 배달과 픽업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편의점들은 접근성과 편리성을 앞세워 대형마트를 밀어내고 유통업계 최고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8일 편의점 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1년 사이 주요 편의점들의 배달 주문 매출이 눈에 띄게 커졌다. 이마트24의 경우, 지난해 3·4분기 배달 이용 건수가 직전 분기 대비 각각 30%와 40% 증가했다. 지에스(GS)25도 지난해 하반기 배달 주문 매출이 상반기보다 85% 늘었다. 매출 동향 분석 결과, 코로나19 방역지침이 강화된 7월과 12월의 궂은 날과 주말 등에 배달 매출이 뛰었다. 이마트24 집계 결과에선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겨울철 추위가 이어진 지난 1월 배달 이용 건수가 전월 대비 37% 뛰었다.
배달 수요가 늘면서 배달망 구축 경쟁도 치열하다. 지에스25를 운영하는 지에스리테일은 지난해 자체 배달 전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우딜(우리동네 딜리버리)’을 내놓은데 이어, 사모펀드와 공동으로 배달앱 요기요를 인수해 편의점 장보기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는 중이다. 씨유는 요기요·위메프오·바로고 등 배달 대행 플랫폼과 연계해 배달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배달료를 줄이면서 빠른 구매를 가능하게 해주는 편의점 ‘픽업 서비스’ 수요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매장을 직접 방문해야 하는 대신 배달료를 아낄수 있고, 앱을 통해 주문한 상품을 골라담는 수고 없이 바로 수령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이용자들이 늘고 있다. 이마트24의 경우, 지난 1월 한달 픽업 서비스 이용 건수가 전월 대비 36% 증가했다. 씨유(CU)와 세븐일레븐이 지난달 각각 ‘픽업씨유’와 ‘세븐픽업’이란 픽업 주문 상표권을 출원한 것도 늘어난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이마트24는 “비대면 소비문화 확대로 배달서비스 이용이 늘고 있고, 배달료 부담을 느끼는 고객들은 물건 고르는 시간을 아낄 수 있는 픽업 서비스를 많이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편의점들이 코로나19 대유행 시대 고객들의 소비패턴을 발빠르게 공략하면서 유통업계 절대 강자 대형마트의 아성을 위협하는 모습도 나타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내놓은 주요 유통업태별 매출 동향을 보면, 지난해 편의점 3사(씨유·지에스25·세븐일레븐) 매출 비중이 대형마트 3사(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를 뛰어넘었다. 오프라인 유통업계로 범위를 한정하면, 편의점 매출 비중(30.7%)이 대형마트(30.4%)를 제치고 백화점(32.9%)의 뒤를 이었다. 이를 두고 편의점 업계에선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일시적인 순위 변동이고 편의점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분석과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어서 편의점 성장세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함께 나온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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