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패스트푸드 업체에서 양상추가 들어간 샐러드 제품을 일시적으로 판매 중단했다. 누리집 갈무리
이상 기온 등의 영향으로 채소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일부 패스트푸드 매장에선 양상추를 뺀 햄버거가 판매되고 샐러드 판매를 일시 중단하는 상황이 길어지고 있다. 김장철을 맞아 배추 등 채솟값도 함께 올라 김장 물가 인상 우려도 커지고 있다.
3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무름병 등 병해 피해와 때 이른 한파로 프랜차이즈 업계 식재료 수급 문제가 장기화하고 있다. 맥도날드와 버거킹, 써브웨이 등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지난달 말부터 일부 메뉴에서 양상추 양을 줄이거나 빼는 대신 너깃이나 음료로 대체해 제공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누리집에 “갑작스러운 한파로 양상추 수급이 불안정해 양상추 제공이 어려울 수 있다”라는 글을 게시했다.
서브웨이도 양상추가 많이 사용되는 샐러드 메뉴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 버거킹도 지난달 30일 제품 내 양상추를 대신해 너깃 메뉴를 제공한다는 공지를 올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선 양상추 없는 햄버거 사진을 올려 ‘불고기 마카롱'이라고 불만을 터뜨린 소비자도 등장했다.
농산물 유통종합정보시스템의 양상추 도매가격을 보면, 지난 1일 1㎏ 도매가격은 3246원으로 지난달 11일 1616원보다 두배가량 올랐다. 양상추는 지난 8월말 가을장마 뒤 무름병과 지난달 한파로 인한 냉해 등으로 출하량이 크게 줄었다. 양상추는 비축이 어려운 식자재라서 이상 기온과 병해 등으로 수급 차질이 장기화할 수 있다.
채소 가격 상승도 심상치 않다. 김장철을 앞둔 지난 1일 배추 10㎏ 도매가는 7955원으로 지난해 6175원과 비교해 28.8% 올랐다. 김장에 사용되는 깐마늘과 고춧가루 등의 소매가격도 전년 대비 15% 이상 뛰었다. 이밖에도 김장에 사용되는 굵은 소금 5㎏은 1만368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3.5%, 새우젓 1㎏도 2만2421원으로 7.6% 올랐다.
이에 지난달 28일 농림축산식품부는 김장이 집중되는 시기인 11월말부터 12월초까지 배추 출하를 하루 평균 260t으로 평시보다 1.37배 늘리는 내용의 ‘김장 채소 수급 안정 대책’을 내놓았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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