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스토어 무신사와 넷플릭스가 오징어게임과 관련한 공식 협업 상품을 내놓는다. 무신사 제공
라면+피자, 치킨+맥주, 영화+의류…
식품유통업계가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엠제트세대(MZ·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한 이색 협업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최신 트렌드와 이색적인 경험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적극 공유하는 엠제트세대의 이목을 잡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13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많은 식품·유통기업들이 젊은 세대의 이목을 사로잡을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동종업계뿐만 아니라 이종업계와의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가장 많은 조합은 기존 인기 식품이 서로 결합한 상품이다. 피자헛과 팔도는 각사의 히트상품인 불고기 피자와 비빔면을 합친 ‘팔불출 피자’를 이달 한정 판매하고 있다.
수제맥주 스타트업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는 오뚜기 진라면과 함께 ‘진라거’를 선보였다. 지난달 중순 출시 2주만에 초도 물량 70만캔이 모두 판매됐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과 협업을 통해 ‘치킨과 가장 잘 어울리는 맥주’라는 컨셉의 교촌치맥을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와 오뚜기가 협업한 맥주 진라거.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제공
의류, 식품, 유통 등 업계를 넘나드는 협업도 눈에 띈다. 온라인 패션업체 무신사는 넷플릭스와 손잡고 ‘오징어 게임’ 속 참가자들이 입은 초록색 체육복 456세트를 추첨을 통해 한정 판매한다. 오징어 게임 흥행 뒤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중국 업체들의 ‘불법 판매’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나온 첫 공식 굿즈(기획상품)다. 광동제약도 인기 상품인 옥수수수염차 무라벨 제품을 출시하며 친환경 의류 브랜드 콘삭스와 옥수수전분으로 만든 양말을 출시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농심은 패션 브랜드 크록스와 합작해 인기 과자인 바나나킥의 이미지를 담은 신발을 출시해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이색 협업 상품들을 잇달아 나오는 배경엔 엠제트세대의 소비 확대가 자리 잡고 있다. 인구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총인구 5166만명 중 엠제트세대는 1820만명으로 약 35%에 이른다. 30대와 40대 초반인 밀레니얼세대는 현재 경제활동의 주축이며 제트세대인 1020은 향후 소비 주체로 성장하고 있다. 이들 세대를 어떻게 붙잡는지가 기업의 생존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얘기다. 엠제트세대는 최신 트렌드와 이색적인 경험을 중시하고 자신의 소비를 주변에 공유하는 특징이 있어 마케팅 파급력도 막강하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과거 인기 상품 하나로 꾸준한 매출을 올렸던 패턴과 달리 요즘은 이색적인 협업 상품들이 큰 인기를 끌며 전혀 새로운 소비 트랜드로 변화하고 있다”며 “상품 구매로 맛과 재미, 희소성을 모두 얻기를 바라는 엠제트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제품 개발과 마케팅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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