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형마트 신선식품 코너. <한겨레> 자료 사진
백화점, 대형마트를 비롯한 소매유통업의 경기 기대감이 다시 식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 탓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가 기준점(100) 아래인 99로 집계됐다고 5일 밝혔다. 이 지수는 1분기 84에서 2분기엔 103, 3분기 106으로 기준점을 웃돌았다. 기준점 위는 지난 분기보다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이번 조사는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슈퍼마켓, 온라인쇼핑 등 5개 업태 1천개사를 대상으로 8~9월에 걸쳐 실시됐다.
업태별로는 온라인쇼핑(110)만 유일하게 기준치를 넘었고, 백화점(98), 대형마트(85), 편의점(88), 슈퍼마켓(98)은 모두 기준치를 밑돌았다. 대한상의는 “코로나를 계기로 온라인·비대면 소비가 일상화되면서 ‘위드 코로나’ 시대로 정책이 전환되더라도 소비자들의 온라인 이용은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대형마트(98→85)는 지난 분기 대비 13포인트 하락하며 업태 중 가장 낮은 전망치를 기록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로 대형마트를 찾는 발길이 줄고, 신선식품·생활용품 수요를 둘러싸고 온라인 쪽과 벌이는 경쟁의 심화 탓으로 풀이된다. 월 2회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0~10시) 규제, 일부 임대매장 외엔 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된 점도 매출 상승 기대감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슈퍼마켓(96→98)은 업태 중 유일하게 상승했다. 코로나 재확산으로 붐비는 대형마트보다는 근거리·소량 구매를 하는 이들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라고 대한상의는 풀이했다.
코로나 사태 장기회에 따른 대응책이나 준비 사항에 대해선 인건비·운영비 등 비용절감(38.5%)을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가격할인·판촉 등 프로모션(36.9%), 온라인 사업 강화(31.4%) 순이었다. 가장 큰 경영 애로사항으로는 소비심리 위축(50%)이 꼽혔고, 인건비·금융·물류 등 비용상승(16.5%), 업태 간·업태 내 경쟁 심화(14.3%), 정부 규제(11.6%) 차례였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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