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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남양유업 “사내이사진 전면 교체까지 검토”…실제 이행 여부는 지켜봐야

등록 2021-09-13 16:19수정 2021-09-14 02:39

매각기한 전날 면담한 새 대표 영입 잠정결정했다가 철회하기도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5월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하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공동취재사진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5월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하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공동취재사진

남양유업이 홍원식 회장 등 경영진 전면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 쇄신 노력을 대외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홍 회장은 경영 퇴진 및 지분 매각 등을 공언했으나 최근 들어 말을 뒤집고 있는 터라, 경영진 교체가 실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남양유업 고위 임원은 13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10월 중 열릴 임시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일부·전면 교체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새롭게 바뀐다는 것만은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밝혔다. 등기임원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현재 사내이사는 홍 회장을 비롯해 홍 회장 어머니 지송죽(92)씨, 장남인 홍진석 전략기획 상무, 이광범 대표 4명이다. 사내이사 교체는 사실상 홍 회장 일가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는 얘기인 셈이다.

남양유업은 지난 4월 자사 발효유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에 효과가 있다는 과장된 주장을 폈다가 불매운동 등 사회적 논란이 인 이후 극심한 혼란에 빠져 있다. 홍 회장은 사태에 책임을 지고 5월4일 사퇴 의사를 밝힌 데 이어, 같은달 27일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대주주 일가의 지분(지분율 약 52%)을 3100억원에 넘기는 계약까지 맺었다. 대주주 일가의 경영 퇴진에 이어 지분 매각을 통해 회사와 완전히 결별한다는 의사를 밝힘으로써 사회적 논란을 잠재우려는 의도였다.

이런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홍 회장 쪽은 한앤컴퍼니와 맺은 계약서상 거래 종결 시점(8월31일)이 하루 지난 이달 1일 매각 계약 해제를 전격 선언했다. 물론 지난 5월 경영 퇴진 약속을 한 이후에도 여전히 사내이사직을 유지하며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행보 탓에 남양유업이 검토하는 ‘사내이사 교체 검토’도 얼마나 이행될지는 미지수다. 실제 이 회사 고위 관계자는 “무엇보다 (사내이사 구실을 할) 구인이 관건”이라고 여지를 뒀다.

홍 회장 쪽이 매각 결렬 선언 이전부터 외부 인사를 경영진에 영입하려 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홍 회장이 남양유업 새 대표이사로 사모펀드를 운용하는 박윤배 서울인베스트 대표를 영입하기로 잠정 결정 했다는 사실을 당사자인 박 대표가 지난 12일 에스앤에스(SNS)를 통해 공개하면서다. 박 대표에 따르면, 홍 회장은 매각기한 전날인 지난달 30일 지인 소개로 박 대표를 한 시간 남짓 면담한 뒤 그 자리에서 박 대표를 남양유업의 새 사장으로 내정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박 대표를 처음 만난 홍 회장은 주요 임원들을 불러 “한 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눠보니까 이분이 시장과 여론에 상당한 전문성이 있어 전격적으로 신임 사장으로 하는 게 좋겠다” “회사가 지금 너무 여론과 언론에 밀리고 있으니, 시장과 여론을 반전시킬 필요가 있어서 내가 결정했다”며 인사 보도자료 작성을 지시했다고 한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한겨레>에 “논의 끝에 내정 사실은 해프닝으로 그쳤는데 외부에 공개돼 유감”이라며 “회사 경영에 적합한 분을 사내이사로 모시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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