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 시장을 겨냥한 국내 뷰티 플랫폼 졸스닷컴 갈무리
개별 온라인몰을 바탕으로 한 국내 브랜드의 국외 진출이 거세다. 아마존이나 이베이 등 대형 전자상거래업체를 끼지 않고 자사몰에서 소비자와 직접 거래하는 D2C(Direct to Customer) 전략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26일 국내 시장점유율 1위(63%) 온라인 쇼핑몰 구축 플랫폼 카페24 자료를 보면, 지난해 카페24를 활용한 온라인몰의 국외 매출액은 2240억원으로, 2019년(1513억원)보다 47.8% 늘었다. 올해 상반기 매출 규모도 1491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965억원)보다 54.5% 성장했다.
이는 같은 기간 통계청이 집계한 국내 전체 온라인 국외 판매액 수치 추세와 사뭇 다르다. 지난해 면세점을 제외한 온라인 국외 판매액은 9745억원으로 1년 전보다 24.2% 증가했지만,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445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654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상반기 수치만 보면, 전체 온라인 국외 판매액은 제자리걸음을 하는 가운데, 카페24를 활용한 자사몰 판매 비중이 지난해 20.7%에서 올해 33.5%로 크게 늘어난 셈이다.
자사몰을 앞세운 글로벌 진출은 소상공인부터 중소기업, 대기업까지 기업 규모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다. 특히 자사 온라인몰은 거대 플랫폼에 입점했을 때 지불해야 할 수수료를 아낄 수 있는 데다, 기업이 자체적으로 고객의 자세한 구매 데이터도 확보할 수 있는 잇점 덕택에 확대되는 추세다. 카페24 관계자는 “국외 소비자들이 쇼핑몰에서 K브랜드를 주문할 때 물건을 보내는 지역이 한국인지 여부를 따지는 경우도 많다”며 온라인 직접판매 인기 배경을 설명했다.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는 D2C 전략을 제대로 구사하는 대표 기업 중 하나다. 지난 2019년 문을 연 ‘SM타운 앤 스토어’는 글로벌 케이(K)팝 팬들이 찾는 한류 쇼핑몰로 자리 잡았다. 에스엠 소속 아이돌의 음반과 화보, 굿즈 등을 전세계 팬들이 이 쇼핑몰에서 주문한다. 에스엠 쪽은 온라인 매출 규모를 정확히 알리기 꺼려했지만, 올해 1분기 실적 기업설명회에서 “굿즈, 화보 등 기타 매출이 49.3% 성장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바른손이 운영하는 뷰티 플랫폼 ‘졸스닷컴’은 오로지 해외시장만을 겨냥하고 만든 쇼핑몰이다. 주문이 들어오는 국가만 100여개에 달한다. 백종인 졸스 대표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초창기에는 아마존, 이베이 등에 입점해 상품을 판매했지만, 졸스닷컴에서 구입할 경우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등 고객을 자사몰로 유도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졸스닷컴 고객의 재구매율은 70%가 넘고, 올해 이들의 평균 구매액은 75달러로 지난해보다 20달러 늘었다고 한다. 그만큼 충성 고객이 많고 구매액도 불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백 대표는 올해 연간 매출 증가율이 지난해(11%)보다 높은 15%에 이를 것으로 기대한다.
직원이 불과 2명 뿐인 소상공인 중에서도 ‘잘 만든 쇼핑몰’로 글로벌 성과를 거두는 경우도 있다. 2016년에 창업한 디프리크는 국내 온라인몰만 운영하다가 2018년 무렵 영어 버전 온라인몰을 내놓은 이후 국외 바이어들과의 계약이 잇따라 성사됐다. 지난해에는 일본의 유명 온라인 편집샵 ‘식스티퍼센트’에 입점하는 데 성공했다. 전재한 디프리크 대표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온라인몰이 ‘기본 창구’가 되면서 해외 매출 발생과 함께 관련된 플랫폼 입점 등의 기회가 계속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