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체육 시장이 전환기를 맞고 있다. 불과 2년반 전에 비욘드미트 등 수입 대체육이 국내에 처음 선보이며 일부 소비자층을 공략했지만, 최근엔 국내 기업도 자체 연구개발을 바탕으로 대체육 시장에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서다. 식품업계는 국내에서도 대체육이 대중적인 먹거리로 이른 시일 내에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한다.
신세계푸드는 28일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Better Meat)를 선보였다. 첫 제품으로 돼지고기 대체육인 햄 콜드컷(슬라이스햄)을 출시했다. 신세계가 대주주인 스타벅스코리아는 오는 29일부터 콜드컷을 넣은 샌드위치를 판매한다.
이날 온라인 간담회를 연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는 “대체육은 비건(동물성 식품은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만을 위한 제품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고기를 자주 즐기는 소비자를 위한 제품”이라며 “(고기) 본연의 풍미와 식감을 똑같이 즐기면서도 고기를 자주 먹었을 때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식물성 재료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신세계푸드는 노브랜드버거에서 판매한 닭고기 대체육 ‘노치킨너겟’에서 대체육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세달간 10만개가 팔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한달 만에 이 목표를 달성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대체육 소비는 가축 사육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문제 개선과 동물복지에도 도움을 준다. (환경과 동물복지에 관심이 많은) 2030세대에게 큰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에 앞서 대체육 시장에 뛰어든 국내 식품회사들은 여럿이다. 지난 5월 풀무원의 올가홀푸드는 콩 단백질로 고기 식감을 구현한 식물성 고기 식품 5종을 출시했다. 올해 초 비건 브랜드 ‘베지가든’을 선보인 농심은 지난달 농심이 독자개발한 대체육을 쓴 만두를 내놨다. 2019년 일찌감치 대체육 브랜드 ‘엔네이처 제로미트’를 선보인 롯데푸드는 간식과 반찬류 등 대체육 제품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대상도 엑셀세라퓨틱스와 손잡고 배양육 제품을 내놓기 위해 개발 중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대체육 관련 기술이 발전해 맛이 개선된 데다, 동물과 환경에 대한 소비자 의식도 높아지면서 장기적으로 대체육 시장이 대세가 될 것을 기정사실로 보고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식품기업들의 잇따른 대체육 시장 진출은 해당 시장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봐서다. 현재는 약 200억원 내외로 크지 않은 시장이나 미국이 이른 시간에 대체육 대중화 단계에 접어든 점을 염두에 두면, 가파른 성장 곡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글로벌 대체육 시장 규모가 2019년 47억4100만달러에서 2023년 60억3600만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지난 5월 발표한 ‘대체 단백질 식품 트렌드와 시사점’을 보면, 대체육이 2030년 전세계 육류시장의 30%, 2040년에는 60% 이상을 차지하며 기존 육류 시장 규모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대체육이란?
일반적으로 콩이나 해조류 등에서 식물성 단백질을 추출해 실제 고기 맛과 식감을 더한 추출육이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동물 줄기세포를 키워 인공적으로 고기를 만드는 배양육도 출시되고 있다. 임파서블푸드, 비욘드미트 등 글로벌 대체육 기업이 만든 고기는 맥도날드나 버거킹 등에서 패티로 쓰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