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맞은 국내 대표 포도 품종인 거봉과 캠벨 가격이 지난해보다 30% 이상 뛰었다. 농가가 ‘망고포도’라 불리는 샤인머스켓 재배에 대거 몰리면서 거봉 등의 공급량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22일 기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락시장)의 포도 경매가격을 보면, 거봉 2㎏ 기준 특등급은 평균 2만5675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같은날(1만8614원)보다 37% 뛴 가격이다. 같은 규격의 캠벨얼리 품종도 평균 1만5천원으로, 1년전보다 무려 66%나 올랐다. 대신 샤인머스켓 2㎏ 특등급 가격은 평균 4만7012원으로, 1년전(5만4천원)보다 약 13% 낮아졌다.
이는 포도 재배농가가 다른 품종보다 단가가 약 2배가량 높은 샤인머스켓으로 몰린 탓이다. 실제 지난 4월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가 올해 포도 품종별 재배면적을 표본농가를 바탕으로 추정한 결과를 보면, 캠벨과 거봉은 각각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8.4%, 6.4%씩 줄고, 샤인머스켓 재배면적은 같은 기간 32.6% 늘었다.
이에 품종별 재배 면적 비중도 출렁였다. 같은 기간 캠벨은 42.8%에서 38.5%로 5%포인트 가까이 줄었고, 거봉도 23.2%에서 21.5%로 줄었다. 반면 샤인머스켓은 22.1%에서 28.9%로 불어났다. 농업관측센터의 이미숙 연구원은 “샤인머스켓 재배기술이 거봉과 거의 비슷하면서도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자 기존 재배농가가 많이 옮겨갔고, 다른 작목 재배농가에서도 새로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훌쩍 뛴 거봉과 캠벨 도매가는 소매가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거봉과 캠벨의 공급 감소로 1년 전보다 판매가가 30% 올랐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에서 샤인머스켓은 지난해와 거의 비슷하거나 약 10% 정도 내려간 값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샤인머스켓이 본격 출하돼 판매되는 8월에는 가격이 좀더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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