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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쇼핑·소비자

코로나가 키운 셀프네일 시장…“손톱 위에도 코로나로 불안한 마음 담겨”

등록 2021-07-19 04:59수정 2021-07-19 12:49

휴가철 ‘셀프네일’ 시장 활활
지난해 2천억→올해 3천억 전망
‘데싱디바’ 디자이너·조색사 인터뷰
네일숍에 가지 않아도 집에서 손·발톱 미용을 혼자 할 수 있는 ‘셀프네일’ 시장이 성수기인 휴가철을 앞두고 더욱 뜨겁다. 기존에도 연평균 10%씩 성장하는 시장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이 이 추세를 앞당기면서 지난해에만 국내 셀프네일 시장이 50%가량 성장해 2천억원대로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선 올해 셀프네일 시장 규모가 3천억원대로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술 발전도 셀프네일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뒷받침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셀프네일’이라고 하면, 흔히 액상 ‘매니큐어’(네일폴리시)를 떠올렸다. 이후 접착제가 있는 플라스틱 네일팁과 일반 네일 스티커 등도 시장에서 활약했지만 네일숍 서비스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었다. ‘가짜 손톱’이라는 티가 많이 났던 탓이다. 그러나 최근 1~2년새 셀프네일의 트렌드는 이른바 ‘굽는 네일’로 불리는 반경화 형태의 젤네일 스티커로 바뀌었다. 여러 브랜드에서 잇따라 출시하면서 셀프네일 업계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 반쯤 굳어 있어 살짝 말랑한 네일 스티커를 손톱에 붙인 뒤, 수십초간 젤램프에 손톱을 넣어 완전히 굳히면 네일숍에서 관리받은 것과 매우 유사한 결과를 낼 수 있다. 한번에 5만~6만원을 훌쩍 넘기는 네일숍 서비스 가격과 견줄 때, 셀프네일은 1만원 정도면 최대 두번까지 쓸 수 있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은 미용 아이템으로 자리를 잡았다.

실제로 씨제이(CJ)올리브영은 올해 1월부터 지난 15일까지 젤네일 스티커 관련 매출이 최근 2년 연속 각각 35%, 20%씩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코로나를 겪으면서 셀프네일 트렌드가 보다 전문적인 네일아트가 가능한 젤네일 중심으로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젤네일 안에서도 시장이 분화하면서 파우더 가루를 수십번 문질러 완성해 독특한 질감을 보여주는 ‘미러파우더’ 디자인과 보는 각도에 따라 여러 색의 빛을 반사하는 ‘유리네일’ 등의 제품도 나오게 됐다. 셀프네일 업계에서는 원조 브랜드 ‘데싱디바’(회사명 제이씨코리아)를 필두로 ‘오호라’(글루가), ‘젤라또팩토리’(젤라또랩) 등이 젤네일 시장에서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지난 14일 경기 안양 제이씨코리아 본사에서 만난 데싱디바의 한영희 디자이너(디자인랩NY 차장)와 최광임 조색사(공정개발팀 차장)는 ‘가장 작은 캔버스’를 섬세하게 구현하는 이들이다. 이들의 업무를 간략히 요약하면, 최종 제품이 출시되기 전까지 디자이너는 1㎠ 남짓한 손톱에 얹을 가지각색의 ‘그림’을 모니터에 그린다. 이후 조색사는 생산 단계에서 디자이너가 구상한 색이 실물로 최대한 가깝게 나올 수 있도록 안료 배합·조절 등을 통해 최종 색감을 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들은 개별 네일아트에서 가장 중요한 점을 공통적으로 ‘색’이라고 꼽았다. 한 디자이너가 일례로 보여준 샘플에는 같은 ‘흰색’이라도 7가지의 서로 다른 흰색으로 나뉘었다. 흰색에 아주 살짝 노란 기운이 포함된 ‘웜화이트’, 매우 조금 파란빛이 도는 ‘쿨화이트’ 등으로 세분화되는 것이다. 손톱이라는 공간이 다른 분야의 디자인 영역보다 좁은 탓에 ‘색깔’이 전반적인 인상을 정하는 데 결정적일 수밖에 없어서다. 최광임 조색사는 “한가지 색에서 0.001%의 다른 색만 섞어도 결과적으로 다른 제품으로 출시될 수 있다”며 “실내에서든 외부에서든 예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색을 맞추기까지 오랜 시간을 보낸다”고 설명했다. 최 조색사는 출시 전에 만들어보는 샘플까지 고려하면 일년에 약 4천가지색 이상을 작업한다고 부연했다.

조색사의 핵심 역량은 색에 대한 민감도이지만 개별 재료에 대한 이해도 중요하다. 여러 가공을 거쳐 나오는 최종 제품 단계에서 여러 화학적 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최 조색사의 대학 전공도 화학공학이다. 그는 “반경화 젤네일의 경우 소비자가 최종적으로 굳히는 과정에서 색이 날아가거나 어두워지는 일이 많아서 이를 견디는 안료를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며 “올해 나온 형광 핑크 제품 같은 경우가 까다로운 편인데, 안료 구현이 잘돼 ‘감사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데싱디바에는 현재 조색사만 15명이 근무 중이다.

시장이 커지면서 셀프네일 시장에도 ‘디자인 트렌드’가 형성되는 추세다. 2017년부터 데싱디바에서 디자인을 담당한 한 디자이너는 “입사 초기에는 별다른 유행 흐름이랄 게 없었다”고 말했다. 봄에는 화사한 파스텔톤, 여름은 쨍한 형광, 가을과 겨울엔 각각 갈색 및 크리스마스 느낌의 색 변화가 대체적인 계절별 유행 공식을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1~2년새 셀프네일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고유한 유행이 반영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한 디자이너는 “코로나 이후의 답답한 심리가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복고’(레트로) 형태의 디자인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알 수 없는 미래를 반영하듯 단색이 아니라 손톱 하나에도 여러 색의 물감이 섞인 듯한 대리석(마블) 모양이나 그라데이션 형태(옴브레)로 드러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하반기에도 네일아트에 가을 색깔이 접목된 가운데 이런 유행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셀프네일 업계 최전선에 있는 이들은 어떤 디자인을 선호할까. 정작 두 사람 모두 예상 외로 손톱에 아무 것도 붙이지 않은 깨끗한 손톱을 유지하고 있었다. 한 디자이너는 “매번 나오는 샘플을 테스트하느라 정작 내 손톱은 하고 싶은대로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 조색사도 “같은 이유로 겨우 발톱에만 네일팁을 붙였다”고 말하며 웃었다.

“셀프네일 접착력 좋아도 최장 7일까지만”

전문가가 조언하는 셀프네일 관리 팁

집에서 간편하게 셀프네일을 할 수 있게 됐지만, 전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손톱이 쉽게 손상되거나 ‘붙인’ 손톱이 제대로 접착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데싱디바 ‘연구개발(R&D)·네일케어센터’의 조언을 바탕으로 셀프네일 부착 및 관리 방법을 정리했다.

우선 셀프네일을 하기 전 손발을 깨끗이 씻고 알코올 패드(프렙패드)로 손발톱의 유수분을 꼼꼼히 제거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런 알코올 패드는 보통 제품에 동봉돼있지만, 부족하거나 없을 경우 약국 등에서 판매하는 알콜스왑을 써도 무방하다. 그래야 인공 네일이 손발톱에 잘 밀착되고 오래 유지된다.

최근 유행하는 반경화 형태의 제품은 네일 팁을 손톱에 붙인 뒤, 가위나 손톱깎이로 본인의 손발톱 크기에 맞게 자른다. 이때 손톱보다 0.5㎝가량 길게 자르는 게 데싱디바에서 조언하는 ‘꿀팁’이다. 이를 손톱 끝부분을 감쌀 수 있도록 빈틈없이 누르면 손톱을 젤램프에 굳힌 뒤에도 어색하지 않고 밀착력이 높아진다. 누르는 과정을 잘 해줘야 셀프네일을 한 뒤, 손톱 틈 사이로 머리카락이 끼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인조 네일 팁은 최장 7일까지 써야 한다. 오래 부착하면 빛이 차단되고 샤워나 목욕으로 생기는 습기를 완벽하게 말리기 어렵다. 손발톱 표면에 습한 환경이 지속되면 곰팡이가 증식할 수도 있다. 접착력이 좋은 상태더라도 네일 팁을 일주일 이내에 제거해야 하는 이유다.

네일 팁을 제거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접착제가 있는 팁을 무리하게 손으로 뜯을 경우 손발톱이 그대로 손상되기 때문이다. 데싱디바 네일케어센터 관계자는 “최대한 부드럽게 떼어내는 게 핵심”이라며 “네일 오일을 이용해 접촉 면적의 접착력을 낮춰 천천히 제거하면 좋다”고 조언했다. 네일 팁을 떼어낼 때 가장자리를 들어 손발톱과 팁 사이에 오일 몇방울을 떨어트려 흡수시키면 좀더 부드럽게 떨어진다. 이밖에도 손톱깎기나 가위 등 손발톱을 다듬는 도구의 위생관리는 평소에 신경써야 한다. 비위생적일 경우 무좀균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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