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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쇼핑·소비자

컬리는 호캉스, 무신사는 TV…특화 플랫폼 확장에 종합몰 ‘긴장’

등록 2021-07-16 05:00수정 2021-07-16 08:03

마켓컬리 누리집에 올라온 호텔 숙박권 판매 상품. 컬리 갈무리
마켓컬리 누리집에 올라온 호텔 숙박권 판매 상품. 컬리 갈무리

패션·식품 등 특정 분야에 특화된 온라인몰(버티컬 플랫폼)들이 잇따라 다른 분야의 상품군까지 판매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런 움직임을 놓고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몸집 불리기 전략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인 가운데 기존 종합몰들은 경쟁자로 부상할 수 있는 전문몰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식품 중심 온라인몰 마켓컬리는 올해 상반기 비식품 분야 상품 판매량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160% 성장했다고 15일 밝혔다. 같은 기간 식품 판매량 증가율(91%)과 견주면 비식품 분야의 성장 속도가 가파르다. 올 상반기 비식품 분야 판매량은 이미 지난해 전체 판매량의 90%에 이른다고 회사 쪽은 말했다.

비식품 중에서도 화장품 등 뷰티(322%)에 이어 유·아동제품(196%), 가전제품(130%) 순으로 판매 증가율이 컸다. 인터파크투어와 손잡고 지난 8일께 내놓은 국내 호텔 및 리조트 특가 상품도 인기가 좋다고 한다. 컬리는 현재 전체 상품 가짓수 기준 25%인 비식품 상품군 비중을 앞으로 더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회사 쪽은 전체 판매액 중 비식품 분야 판매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공개하지 않았다.

컬리와 비슷한 사업구조이자 후발주자인 오아시스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자체 몰(mall)에서 패션·잡화·가전 브랜드 150여개를 입점시켜 운영 중이다. 입점 한달이 채 되지 않아 이들 분야에서만 월 매출 기준 100억원이 나왔다. 비식품 분야에서의 소비자 호응을 ‘검증’한 이 회사는, 입점 브랜드를 추가 확대했다. 비식품분야 상품 판매 3개월여 만에 해당 상품의 판매 비중이 10%를 돌파했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일상적인 장보기를 위해 오아시스에 접속하는 고객이 많은 만큼 추가 상품을 판매하면 ‘락인(가두리) 효과’ 덕택에 자연히 매출 확대에 도움이 되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는 “고객의 수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외연 확장 배경을 설명하지만, 향후 주식시장 상장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이 해당 업계에선 나온다. 거래액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식품이 아닌 다른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전자상거래업체들의 기업 가치는 일반 기업에 견줘 거래액 규모나 증가율 변화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컬리는 애초 미국 상장을 추진했다가 최근 국내 증시로 방향을 튼 바 있다.

물론 상장 계획을 공개하지 않은 전문몰 중에서도 외연 확장에 나선 곳도 있다. 패션 전문몰 무신사가 대표적이다. 골프클럽, 건강기능식품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티브이(TV) 등 각종 가전도 취급하고 있다. 지난 5월 SSG닷컴이 인수한 여성패션 전문 플랫폼 W컨셉도 삼성전자 비스포크 가전 등을 판매 중이다.

전문몰의 공격적인 ‘영토 확장’에 쿠팡과 이베이 등 종합 이커머스(전자상거래업체)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전문몰의 외연 확장이 전문몰 자체의 정체성을 흔들 수 있다는 ‘견제성’ 발언을 내놓는 곳도 있다. 한 종합몰 관계자는 “이미 종합 이커머스가 치열한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특색 있는 상품 구색 등으로 소비자를 모은 전문몰이 이것저것 관련 없는 분야까지 손을 뻗으면 고유한 브랜드 매력을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몰들은 정체성 훼손 우려에 손사래를 친다. 무신사 관계자는 “이미 스마트폰과 일부 가전 등은 별도의 제품이 아니라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의 일부분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사업의 중심은 여전히 패션에 있고 앞으로도 더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 숙박권도 판매하는 컬리도 호캉스(호텔+바캉스)에서 즐길 식품을 사면서 한번에 호텔 예약까지 하려는 수요가 있다며 기존 주력 품목과 비식품분야 품목의 연관성을 강조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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