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가구 인테리어 업체 한샘이 사모펀드(PEF) IMM 프라이빗에쿼티(PE)에 팔린다. 1970년 문을 연 한샘의 주인이 50년 만에 바뀌는 셈이다.
한샘은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조창걸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 7명(법인 포함) 등 8명에 대한 지분을 IMM PE에 매각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14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매각 대상 주식은 조 명예회장(15.45%)과 한샘드뷰연구재단(5.52%)를 비롯한 친인척 특수관계인 6명이 보유한 지분 약 25%다.
한샘 쪽은 조 명예회장이 경영권 매각에 나선 이유로 회사 지분과 경영권을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겠다는 신념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1939년생으로 고령인 조 명예회장은 슬하 1남3녀를 뒀지만, 지난 2012년 외아들이 숨졌고 세딸도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다. 조 명예회장은 1994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전문경영인(CEO) 체제로 회사를 운영해왔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테리어 수요가 커지면서 한샘이 코로나19 수혜 기업이 된 영향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금 가장 높은 몸값에 회사를 팔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한샘 매출은 2조700원, 영업이익 930억원으로 1년전보다 각각 22%, 67%씩 증가했다. 한샘 주가도 지난해 3월말 4만6천원선에서 매각 소식 발표전 11만원선까지 덩달아 올랐다.
IMM PE은 양해각서 체결에 따라 독점적 협상권을 부여받고 한샘에 대한 실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하반기 중 본계약을 체결할 경우 한샘의 대주주는 ‘IMM PE’로 바뀌게 된다. 매각 대금으로 1조3천억~5천억원 수준이 거론된다. 한샘 주가는 14일 종가 기준 14만6500원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외한 25%에 대한 지분가치는 약 8600억원이다. 한샘 쪽은 “실사 이후 최종 매각 계약 여부와 정확한 매각 대금 및 조건이 결정된다”고 말했다.
조 명예회장은 이번 지분 매각 일부를 공익사업에 쓴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2015년 3월 ‘태재재단’(한샘드뷰연구재단)에 개인 보유 한샘 지분의 절반인 260만여주를 출연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재까지 총 166만주를 출연했고, 이번에 지분 매각 후 나머지 금액을 추가 기부할 계획이다.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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