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가 다음달부터 무급 순환 휴직을 시작한다. 경영 정상화 전까지 자동차를 만드는 생산직 노동자 절반이 월급을 받지 않고 쉬기로 한 것이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가 진행 중인 회사의 경영권 매각도 본격 추진될 예정이다.
쌍용자동차는 7∼8일 진행한 노조 찬반 투표 결과 투표에 참여한 조합원 3224명 중 1681명(52%)이 이 같은 내용의 자구안에 찬성했다고 8일 밝혔다.
무급 휴직 대상은 기술직(생산직) 50%와 사무관리직 30%다. 쌍용차는 전체 직원 4703명(올해 3월 말 기준) 중 3300여 명이 기술직이다. 휴직 기간은 기본 2년이다. 다만 휴직 1년 뒤 자동차 판매 상황에 따라 휴직 유지 여부를 다시 정하기로 했다. 인력 구조조정 대신 인건비를 줄이는 고통 분담 방안을 택한 것이다.
또 현재 시행 중인 임금 삭감과 복리 후생 중단 기간은 오는 2023년 5월까지 2년 연장하고 임원 임금도 기존 20% 삭감에 추가로 20%를 더 줄이기로 했다. 경영 정상화까지 쟁의하지 않겠다는 확약과 자산 추가 매각, 단체 협약 변경 주기 변경를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바꾸는 내용 등도 자구안에 담겼다.
쌍용차 관계자는 “이달 중 세부 시행 방안을 만들어 다음달부터 무급 휴직 등 자구안을 시행할 것”이라고 했다.
회생의 가장 중요한 관건은 경영권 매각이다. 비용 절감 등 자구안을 넘어서 신규 투자를 받아야 회사가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열쇠는 회생 절차를 담당하는 서울회생법원이 쥐고 있다. 법원은 전날 한영회계법인과 법무법인 세종 컨소시엄을 쌍용차 매각 주관사로 정했다. 이달 말 경영권 매각 입찰 공고를 하고 본격적으로 투자자 찾기가 진행될 예정이다.
전망은 아직 안갯속이다.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된 미국 HAAH오토모티브가 쌍용차 인수 자금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에디슨모터스, 케이팝모터스 등 다른 후보군도 자금력이나 인수전 완주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정용원 쌍용차 관리인은 “이번 자구안을 바탕으로 조기에 인수·합병(M&A)을 성사 시켜 회사의 생존 토대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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