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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사이드미러 사라진 전기차…아우디 이트론 타보니

등록 2020-07-24 17:45수정 2020-08-02 21:18

그래픽_고윤결, 아우디코리아 제공
그래픽_고윤결, 아우디코리아 제공
“5㎞ 직진하는 구간입니다. 300m 앞 우회전 전용 차로입니다.”

지난 16일 강원도 홍천군. 내비게이션의 안내에 따라 차로를 변경하기 위해 방향지시등을 켜자 운전석 왼쪽의 7인치 화면 가장자리에서 노란색 불빛이 깜박였다. 버릇처럼 사이드미러 자리로 향하려던 눈길이 자연스레 그쪽으로 쏠렸다. 왼쪽 차로를 달리던 차량이 기자를 추월하는 모습이 화면에 잡히자 얼마 뒤 불빛이 초록색으로 바뀌었다. 후방 안전성이 확보됐으니 이제 차로를 변경해도 좋다는 뜻이다.

지난 1일 아우디가 첫 순수전기차 ‘이트론(e-tron) 55 콰트로’를 국내에서 출시했다. 2018년 지금 형태의 이트론 출시 계획이 처음 공개됐을 때 아우디가 택한 이름은 ‘Q6 이트론’이었다. 전기차 라인업의 독자성을 내세우는 대신, 아우디의 스포츠실용차 라인업인 Q 시리즈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편을 택했던 셈이다. 그 후 1년여 만에 공식 출시되면서 이름은 바뀌었지만 기획의도는 그대로다. “아우디의 40년간 전통을 그대로 담았다.” 제프 매너링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아우디 부문 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 “아우디 기술 총동원했다”

강원도 홍천군에서 이뤄진 이트론 시승 행사는 총 64㎞ 구간의 고속도로와 지방도로 이뤄졌다. 앞서 더 뉴 아우디 S6·S7, 더 뉴 아우디 Q3 스포트백, Q5의 시승이 있었는데 운전해보니 순서를 그렇게 배치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웬만큼 둔한 사람은 전기차라는 걸 잊을 정도로 앞서 시승한 차량과 승차감이 비슷했다. 김성환 아우디코리아 매니저는 “100퍼센트 아우디 디엔에이(DNA)로 한다는 취지로 기획한 차”라며 “아우디의 40년 기술과 프리미엄 스펙을 총동원했다”고 말했다.

아우디의 가장 큰 자부심인 사륜구동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이트론에 장착한 전자식 콰트로는 네 바퀴에서 에너지를 회수하고, 출발과 동시에 최대 토크를 전달할 때에도 동력 손실을 최소화한다. 힘도 좋다. 이트론의 최고 출력은 360마력, 최대 토크는 57.2㎏·m(부스트 모드에서는 67.7㎏·m)다. 단 최고속도는 시속 200km(안전제한속도)에 그친다.

승차감과 실내 디자인에도 신경을 썼다. 기본 장착된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은 속도 등에 따라 자동으로 차체 높이를 최대 76㎜까지 조절해준다. 이밖에 앰비언트 라이트와 블랙 헤드라이닝, 나파 가죽 등을 탑재했다.

아우디 이트론(e-tron)에 장착된 버추얼미러. 홍천/이재연 기자
아우디 이트론(e-tron)에 장착된 버추얼미러. 홍천/이재연 기자
■ 사이드미러 대신 카메라…적응 필요할 듯​

사라진 사이드미러는 단연 화제다. 정통 아우디를 지향하는 이트론에서는 몇 안 되는 실험적 요소이기도 하다. 이트론은 사이드미러 대신 카메라와 OLED 화면으로 구성된 ‘버추얼 미러’를 장착한 첫 양산차다.

아우디 쪽은 버추얼미러가 시야를 개선하는 동시에 ‘전비’(電費)를 보완해주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한다. 원래 사이드미러가 있던 자리에는 날렵한 모양의 카메라가, 양옆 창문 바로 밑에는 카메라 촬영분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화면이 장착됐다. 방향지시등을 켜거나 후진할 때 카메라가 자동으로 시야를 조절해주고, 밤이나 빗길에도 선명한 화질을 제공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후방 안전거리 확보 여부에 따라 초록색·노란색·빨간색 불빛이 깜박인다. 버추얼미러는 주행거리와도 연관이 있다. 사이드미러를 없애 공기저항을 줄이면 1회 충전 주행거리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아우디의 버추얼미러는 주행거리를 약 6㎞ 늘리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수차례 지적이 나온 것처럼 버추얼미러 화면의 위치는 다소 아쉽다. 기존의 사이드미러를 볼 때는 시선이 수평으로 움직이지만, 버추얼미러의 위치는 창문 바로 밑이어서 시선이 아래를 향한다. 시선 수평 이동보다 수직 이동이 더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햇빛이 강한 날에 디스플레이 화면을 보면 눈이 다소 피로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 서울-부산 왕복 가능할까?

이트론이 환경부에서 인증받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07㎞(복합 기준)이다. 유럽 국제표준시험방식(WLTP) 기준으로는 463㎞다. 국내에 들어오면서 156㎞나 깎인 것이다. 동급인 테슬라의 모델X(롱레인지)가 유럽에서 507㎞, 국내에서 438㎞로 인증받은 것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결과다.

김성환 매니저는 “개인적으로 주말에 서울에서 부산까지 405.8㎞ 거리를 직접 운전해봤는데 한 번 충전으로 가능했다”며 “물론 속도에 따라 전비 차이가 많이 나서 과속을 하면 주행거리가 좀 빨리 줄어들긴 하지만, 국내 인증 결과는 우리로서는 아쉬운 측면이 많다”고 말했다.

이트론 곳곳에서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애쓴 흔적이 보인다. 일단 양산 전기차 중 처음으로 ‘브레이크 바이 와이어’(brake-by-wire) 시스템을 도입했다. 브레이크를 밟는 압력이 0.3g만 넘지 않으면 유압식 제동 장치를 쓰는 대신 회생 제동을 하는 식이다. 아우디 쪽은 감속 중 90% 이상의 상황에서 에너지를 회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충전 인프라 구축에도 힘썼다. 지금까지 전국 전시장·서비스센터 41곳에 아우디 전용 150㎾ 급속 충전기를 마련했고, 올 연말까지 35대를 추가 설치한다. ‘마이아우디월드’ 앱에서도 아우디 충전소를 찾거나 예약할 수 있다. 이트론에 탑재된 배터리(95㎾h)는 급속 충전기를 이용하면 30분 만에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국내 전기차 보조금 적용 여부는 다음 달 결정된다.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영하 7도에서 상온 대비 60% 이상의 주행거리가 나와야 한다. 보조금을 적용하지 않은 이트론의 가격은 1억1700만원이다.

홍천/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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